1. 서 론
진균(곰팡이)은 포자와 균사로 번식하는 미생물로서 스스로 살아갈 양분을 합성하지 못하여 죽은 유기물을 분해하여 영양분을 흡수하거나 살아 있는 동식물에 기 생하여 영양분을 수탈하여 생활한다(Deacon, 2006). 이러한 특성은 자연 생태계에서 유기물 분해자로서 그 리고 동식물의 병원균으로서 생태적 위치를 보여준다. 그 결과 인간 생활과 관련하여서는 인체병원균, 작물병 원균, 건물부후균, 건물변색균 등으로 긍정적 요소보다 는 부정적 영향을 주는 미생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Deacon, 2006). 진균은 병원균으로서 호흡기 감염에 따른 폐렴, 피부 감염에 따른 피부질환, 조직침투에 의 한 국부 또는 전신감염 진균증을 유발한다(Panda, 2004;Karkowska-Kuleta et al., 2009;Kochhar, 2015). 진균의 포자와 균사는 키틴, 글루칸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세포내에 알레르기 유발물질인 알러젠(allergen) 을 지니고 있어서 인체의 기도에 노출될 경우 재채기, 기침, 천식, 알레르기 반응 등을 유발할 수 있어서 알 레르기 원인이 된다(Chowdary et al., 2011;Knutsen et al., 2012;Pourfathollah et al., 2014). 이에 따라 물론 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실내환경에서 대부분의 진균 포자는 인체에 건강 영향을 미치는 알레르기 유발 원 인 오염물질이다. 이러한 오염물질이 실내공기에 많이 부유하면 인체의 건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국내의 다중이용시설에 관한 실내공기질 관리법에서는 2018 년부터 민감군 시설에서 실내공기 중 부유곰팡이 농도 를 500 CFU/m3 이하로 관리하도록 권고 규정하고 있 다(ME, 2004).
국내에서 실내환경에서 실내공기를 대상으로 진균에 대한 조사 결과 일정 수준의 진균이 존재함이 알려져 있다(Ahn et al., 2018a;Ahn et al., 2018b). 특히 벽에 누수가 있거나 침수 주택인 경우 진균이 벽에 군집을 이루어 서식할 가능성이 높다(Lee et al., 2017). 겨울철 은 외기의 온도가 낮기 때문에 가정에서 에너지를 적 게 쓰면서 실내의 온도를 적절히 유지하기 위해 환기를 자주 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높다. 환기불량이나 외기와 내기의 온도 차가 크면 창이나 벽에 결로가 발생하기 쉽고 이로 인해 진균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된다.
실내공기중에 존재하는 진균 오염원을 속히 제거하 는 빠른 방법은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해외연 구 사례를 보면 아토피와 천식환자 가정집에서 HEPA filter 공기청정기를 15주 동안 사용하였을 때 곰팡이 농 도가 70%, 공기 중 물질들이 30% 감소되었다(Cheong et al., 2004). 최근 국내에서 미세먼지가 환경이슈가 되 면서 대부분의 가정집에서 미세먼지 감소를 위하여 공 기청정기의 구매가 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실제 공 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가정에서 실내공기중에 진균의 오염도가 어떤지에 대한 자료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겨울철 공기청정기를 사용한 가정집에서 실내공기중 진균의 오염도가 어떠한지 그 리고 어느 종이 존재하는지 기초자료를 얻고자 수행하 였다.
2. 연구방법
2.1 공기 시료 포집 및 진균 순수분리
2017년 12월 서울, 인천, 시흥, 김포, 화성에 거주하 는 공기청정기 사용 가정집 10곳을 방문하여 공기청정 기를 사용하는 공간의 실내 공기를 포집하였다. 공기 포집은 Fig. 1과 같이 공간 한 가운데에서 진행하였다. 실내 공기 포집은 포집기(KAS-110, Kemik Corporation, Korea)를 이용하여 ISO 16000-18에 기반한 충돌법으 로 진행하였다(Ahn et al., 2017). 포집기의 높이는 1.0~1.3 m에서 수평을 맞추어 유량 28.8 ml/l로 3분간 포집을 3회 반복 수행하였다(Ahn et al., 2017;ISO, 2011). 공기포집에 사용한 배양배지는 dichloran glycerol agar (DG-18 agar, MBcell, USA)를 사용하였다. 동시 에 실내환경을 이해하기 위해 온·습도계(Testo 410-2, Testo AG, Germany)를 이용하여 각 포집 위치에서 온 도와 습도를 측정하였다. 공기를 포집한 배지는 30℃ 배양기에서 7일간 배양한 후 자라난 진균의 균총을 계 수를 하여 농도를 계산하였다. 그 후 진균의 종 동정을 위해서 단포자 분리를 수행하고 같은 배양배지인 DG- 18 agar에 순수 분리를 하였다.
2.2 형태학적 및 분자생물학적 동정
순수 분리되어 배양된 진균에 대해 형태학적 특성인 균총 형태, 색, 생육 정도 등은 육안으로 관찰하였으며 균사와 포자 등 미세구조는 광학현미경을 이용하여 관 찰하였다. 순수 분리된 진균의 분자유전학적 특징을 알 아보기 위해서는 drilling 방법에 따라 진균 균사 세포 를 파쇄하고 Qiagen 사의 Plant DNA Purification kit (Germany)를 사용하여 genomic DNA를 추출하였다 (Kim et al., 1999). 추출된 DNA로부터 ITS1 (5'-TCC GTAGGTGAACCTGCG-3') / ITS4 (5'-TCCTCCGCT TATTGATATGC-3') (White et al., 1990), TEF728 (5'- CATCGAGAAGTTCGAGAAGG-3') / TEF1 (5'-GCC ATCCTTGGAGATACCAGC-3') (Evidente et al., 2008), BT12 (5'-GTTGTCAATGCAGAAGGTCTC-3') / T10 (5'-ACGATAGGTTCACCTCCAGAC-3') (Yun et al., 2009), NS1 (5’-GTAGTCATATGCTTGTCTC-3’) / NS8 (5'-TCCGCAGGTTCACCTACGGA-3') (White et al., 1990), cmd5 (5’-CCGAGTACAAGGAGGCCTTC-3’) / cmd6 (5'-CCGATAGAGGTCATAACGTGG-3') (Hong et al., 2006) 등의 프라이머를 이용하여 ITS (internal transcribed spacer) rDNA region, TEF (translation elongation factor 1-alpha) gene, β-tubulin gene, 18S rDNA, 28S rDNA, Calmodulin gene 등을 각각 중합효 소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으로 증폭 하였다. 각각 증폭된 DNA 산물은 전기영동을 수행하 여 밴드의 크기를 확인한 후 High Pure PCR Product Purification Kit (Roche, Indianapolis, IN, USA)를 사 용하여 정제하고 마크로젠사(Seoul, Korea)에 의뢰하여 DNA 염기서열을 분석하였다. 분석된 염기서열은 분자 동정을 위해 미국 National Center for Biotechnology Information (http://www.ncbi.nlm.nih.gov)의 웹에 있는 BLAST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DNA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되어 있는 진균들과 상동성을 비교하여 분자적 동 정을 수행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생활 정보 및 온도와 습도
2.1에서 조사 측정한 가정집 10곳은 서울 5곳, 화성 1곳, 김포 2곳, 인천 2곳이었으며, 가정집 마다 1대의 공기청정기를 사용하였는데 김포 2곳 중 1곳은 2대의 공기청정기를 사용하였다(Table 1). 조사된 총 11대의 공기청정기 중 8대는 침실에서 사용되며 3대는 거실에 서 사용되고 있었다. 8대의 공기청정기는 24시간 가동 중이었으며, 2대는 하루 2시간 가동하며 1대는 여름에 만 가동하는 것이었다.
가정집의 실내온도는 12월 겨울인 관계로 대체로 보 통의 실내기온인 24°C보다 모두 낮은 온도 범위에 있 었다. 가장 낮은 온도는 F 가정집의 13.4°C이었고 가장 높은 온도는 E 가정집의 22.5°C이었다. 실내 습도는 E 가정집의 38.3%부터 가정집의 69.5%까지 범위에서 분포하였다. 전반적으로 겨울이라서 온도는 실온의 일상적인 온도 범위인 22-24°C보다 낮은 상태를 나타 냈다.
3.2 진균 농도 비교
총 10곳의 실내 공기 포집을 통해 얻어진 부유진균 농도 측정 결과는 Table 2와 같다. 배양된 진균의 균총 을 계수하여 농도를 계산하였을 때, 실내 공기 중 진균 농도는 최소 9 CFU/m3에서 최대 782 CFU/m3로 넓은 범위로 분포하였다(Table 2). 이 중 G 가정만 2018년 1 월 개정된 다중이용시설 실내공기질관리법의 권고기준 중 부유진균의 기준치인 500 CFU/m3를 초과하였다 (ME, 2004). A 가정집을 비롯하여 B, D, E, F, H, I 등 7곳 가정집은 100 CFU/m3 이하로서 매우 청정한 수준 으로 나타났다. J 가정집도 165로서 낮은 농도를 보였 다. C 가정집의 경우 안방과 거실의 농도차가 2배로 존재하였다. 전반적으로 10개 가정의 11곳 공간 중 8 개 가정 9개 공간에서 진균 농도가 165 CFU/m3 이하 의 낮은 수치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부유진균 농도 수 준은 비록 조사된 가정수가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에서 10 가정으로 적지만 환경부에서 2011년 공동주택 400 세대, 단독주택 150, 다세대주택 226세대를 대상으로 조사하여 보고한 부유진균의 평균 농도 값인 407, 932, 658 CFU/m3 등과 비교할 때 대체로 매우 낮은 수준임 을 알 수 있다(NIER, 2011). 이러한 점은 공기청정기 사용이 주택의 실내공기 중 진균을 제거하는데 상당히 기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좀 더 신뢰성 있는 자료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향후 확대 조사를 통해 좀 더 많은 주택을 대상으로 공기청정기 사용 주택과 비 사용 주택에 대한 비교조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된다.
3.3 진균 종 비교
10곳 가정의 11곳 공간으로부터 포집된 11개 공기시 료로부터 순수 분리된 진균의 균주는 175개였다. 이를 영양배지에서의 균총 형태와 광학현미경적 관찰에 의 한 분생포자와 분자생포자경 및 균사의 형태적 특성 그리고 1-3 가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최종 동정한 결 과 Aspergillus, Cladosporium, Penicillium 등의 3가지 속에 속하는 15종이 동정되었다(Table 3). 동정된 각 진균을 배지에서 키워 자라난 균총(colony)의 사진 자 료는 Fig. 2에 제시하였다. 이는 균총의 형태적 모습을 보여준다. 실과 같은 균사체에 색소 형성을 하는 모습 이 확인되었다. 특히 균총의 모습이 하나로 모여서 형 성되지 않고 흩어져서 여러 개로 형성되는 진균의 경 우는 포자형성을 잘하기 때문에 분리 도중 쉽게 포자가 퍼져서 균총을 형성한 결과이다. 이들 순수 분리한 균 총의 종 수준 동정에 따른 알려진 생물학적 특성과 분 리된 가정에 대한 정보는 Table 3에 제시하였다. 동정 된 종의 분포를 보면 Aspergillus는 4종, Cladosporium 은 2종, Penicillium 은 9종이었다. 동정된 진균 종에 대해서 11곳 조사 지점을 대상으로 검출되는 비율인 검출율 구하였을 때 가장 높은 종은 72.7%로 나타난 검은곰팡이로 잘 알려진 Aspergillus niger이었다. 이 진균 종은 조사된 11개 실내공간 중 8개 공간에서 검 출되었다. 생물학적 특성으로는 인체에 aspergillosis 폐 질환을 유발하고 진균 독소인 fumonisin, ochratoxin 등을 생산하는 균으로 알려져 있다(Person et al., 2010;Sharma, 2012). 그 밖에 Aspergillus 속에 속하는 종으 로는 인체에 알레르기와 Aspergillosis 폐질환 유발, 균 독소 분비 등의 특징을 지닌 A. flavus와 A. fumigatus 가 존재하였다. 두 번째로 검출율이 높은 종은 63.3% 의 Cladosporium cladosporioides이 차지하였다. 이 종 은 알러젠을 가지고 있어서 알레르기를 유발시키고 폐 와 피부조직에 진균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 져 있다(Vieira et al., 2001;Grava et al., 2016). 또한 포자에 존재하는 알러젠과 베타글루칸 등이 천식반응 을 자극시킬 수 있다고 한다(Mintz-Cole et al., 2013). Penicillium citreonigrum을 비롯하여 P. expansum, P. brevicompactum 등은 균독소를 분비하는 종으로 보고 되었다. 특히 P. brevicompactum는 골수이식환자의 폐 에서 진균 감염을 한 사례로서 보고되었다. 그 밖의 다 른 두종은 식물병원균 또는 항생물질 생산이나 대사물 질 생산할 수 있는 균으로 보고되었다(Table 3).
한편 조사된 10곳 가정집을 개별로 보았을 때 종의 검출은 최소 3가지 종에서 최대 6가지 종 이내에서 존 재하였다. 이는 종 다양성이 그다지 크지 않음을 보여 준다. 이에 따라 분리된 총 175개의 균주를 종 동정 후 분류학적으로 속(genus)에 속하는 비율을 비교한 결과 는 Fig. 3과 같다. Penicillium 속은 90개의 균주가 9종 으로 동정되고, Aspergillus 속은 48개 균주가 4 종으로, Cladosporium 속은 37개가 2종으로 각각 Table 2에 제 시된 종으로 동정되었다. 이들 실내공기에서 분리 동정 된 진균의 분류학적 성상을 속 수준에서 종합하여 분 석하였을 때 Penicillium 균이 거의 50% 이상 차지 하 였고 그 다음으로 Aspergillus, Cladosporium 순으로 존재하였다(Fig. 3). Aspergillus와 Cladosporium 간의 구성 비율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은 수준이었다. 이는 여러 연구에서 보고된 것처럼 실내공기 중에 부유하는 주요 균류로서 이들 3 가지 진균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는 결과와 일치한다(An and Yamamoto, 2016;Wati et al., 2018;Ahn et al., 2018a;Ahn et al., 2018b). 이로 서 2017년 12월 겨울철 국내의 서울과 인천, 경기 지 역 등에서 조사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가정집의 실 내공기에도 Penicillium, Aspergillus, Cladosporium 등 의 균이 주로 존재함을 알 수 있었다.
공기청정기는 실내공기에 존재하는 부유입자를 포집 하여 공기를 청정화하는 기능을 하는 장치로 헤파필터 에서 진균을 분리 동정한 한다면 과거부터 현재까지 각 조사된 10곳 가정집의 실내공기에 한 때 존재했던 부유진균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 다. 이렇게 얻어지는 정보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함으로 써 공기 중 부유 진균이 제거되고 있다는 과학적 증거 를 동시에 확보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공기청정기의 제 균 효과에 대한 의혹을 해소시키는데도 기여할 수 있 을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향후 본 연구에서 공기시료를 채집할 당시 보다 이전 기간 동 안에 공기에 존재하였던 진균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필 터분석 연구에 비교 자료로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 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