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최근 서울시를 포함한 대한민국에서는 높은 인구밀 도 등의 이유로 인해 매년 신축공동주택이 건설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한국의 사회동향에 따르면 2000년 이래 한국에서 공동주택(아파트)이 전체 주택 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6년에는 60.1%를 차지하였다(KOSTAT, 2017). 또한 2018년 현 재 서울시내에는 총 4,139개 단지 1,471,065세대의 공 동주택이 위치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신축공동주택이 건축된 가장 큰 이유로는 높은 인구밀도를 들 수 있는 데, 서울특별시의 인구밀도는 2016년 현재 16,408.9명/ km2으로 전체 행정구역 중 1위이며, 2위인 부산광역시 (4,544.3명/km2)의 3.6배, 전국 평균(515.0명/km2)의 약 31.9배를 기록하고 있다(KOSTAT, 2019). 따라서 서울 시의 거주 형태는 인구 대비 좁은 거주 면적을 충당하 기 위해 공동주택의 형태를 차용하기 마련이고, 서울시 시민의 삶에 공동주택이 가지는 비중은 크고, 앞으로도 무시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실내공기질은 현대인의 삶에 매우 중요한 요소 이다. 현대인은 하루의 90%를 실내(주거 공간, 학교, 대중교통 등)에서 보내고, 실내공기 중 오염물질은 폐 전달률이 실외공기의 그것보다 1,000배 이상 높다는 WHO의 연구결과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WHO, 2002). 또한 실외 대기 오염은 기후 변화와 자정작용 등으로 해소되기 쉽지만 실내 대기 오염은 외부와의 환기가 동반되지 않으면 저감에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신축 공동주택의 실내공기질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것은 시 민의 건강에 매우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냉난방에 사용하는 에너지의 효율을 증 가시키기 위해 건축물이 기밀해졌고(Yoon and Spengler, 1995), 따라서 자연환기량이 줄어들었으며, 건축과정에 서 석유제품 등 화학제품의 사용이 증가하여 신축공동 주택 내 공기질의 오염도가 전통적인 건축물에 비해 상당히 높아졌다(Yoo et al., 2005). EPA에서는 건축물 내에 오래 있을 시 오염물질에 노출되면서 건강 문제 및 불편함을 느끼는 현상을 Sick building syndrome이 라 정의했고(EPA, 1991), 이후 국내에서도 실태 연구 가 이루어진 바 있다(Lim et al., 2006). 이후 새로운 주택에 거주하면서 생기는 문제에 한하여 환경부에 의 해 새집증후군이라는 용어가 정의되었고(ME, 2009), 주 원인물질로는 폼알데하이드와 휘발성유기화합물 (Volatile Organic Compounds, VOCs)이 있고(Apter et al., 1994) 권고기준 설립 연구 뒤(KICT, 2005;NIER, 2005) 폼알데하이드와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자일렌, 스티렌이 신축공동주택 내 실내공기질 권고기준으로 설정되었다. 서울시는 매년 시 내 모든 신축공동주택의 실내공기질을 입주 전 측정해 관리하고 있다. 실제로 2014년 이후 10% 이하의 초과율을 보이고 있다(Seoul Special City, 2019).
하지만 해당 규제물질의 실내 농도가 낮게 유지되는 것이 실내공기질 관리의 전부가 아닐 수 있다. 높지 않 은 오염물질의 농도는 해당 물질을 배출하지 않거나 적게 배출하는, 기존과는 다른 건축자재를 사용한 결과 일 수 있는데, 그에 따라 기존 권고기준 물질이 아닌 다른 오염물질의 배출량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 이다. 따라서 안전한 실내공기질 관리를 위해서는 규제 대상이 아닌 물질의 현황에 대한 연구를 통해 실태 파 악이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2017년부터 2년 간 서울시 신축공동주택 내 미규제 VOCs 농도를 조사 하여 시민을 위한 신축공동주택 내 실내공기질 관리실 태 파악 및 체계적인 연구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2. 연구방법
2.1 시료 포집
본 연구는 환경부에서 설립한 실내공기질 공정시험 기준에 따라 진행되었다. 30분 간 측정 세대의 모든 문 을 개방하여 환기한 후, 오염물질의 농도가 안정되는 5 시간 이상(Jang et al., 2006) 외부와의 문을 폐쇄한 채 20°C 이상의 온도를 유지하였다. 측정은 0.1 L/min의 유량으로 Tenax-TA Tube (Supelco)에 30분 동안 포집 을 2회 연속 실시하였다. 측정 위치는 해당 세대의 오 염도를 대표할 수 있는 거실 중앙이었다. 측정의 정밀 도를 확보하기 위해 현장 바탕 시료(Field Blank)와 이 중 시료(Duplicate)를 포집해 확인하였다. 현장 바탕 시 료의 경우 열탈착된 Tenax-TA Tube를 측정지점에서 잠시 개봉한 뒤 밀봉하였다.
2.2 분석
He을 carrier gas로 사용해서 튜브에 흡착된 VOCs를 TD를 통해 탈착한 뒤 GC/MS (Shimadzu)를 사용해 농 도를 μg/m3 단위로 정량하였고, 검량선에 사용할 표준 물질은 Indoor air standards 50 (Supelco)를 사용하였 다. 물질별 검량선의 R2은 0.99 이상 확보하였으며 측 정 대상이 된 세대는 2017년부터 2018년까지 48개 단 지 386개 지점이었다. 분석 또한 실내공기질 공정시험 법 중 고체흡착관과 기체크로마토그래프-MS/FID 법에 따라 시행되었으며 검출되지 않거나 MDL이하로 검출 된 물질을 제외하고 측정된 물질은 규제물질 제외 총 22종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평균 농도
가장 높은 평균 농도가 측정된 물질은 Toluene, Xylene, Tetrachloroethene이었으며, 규제물질을 제외하 고 가장 잦은 빈도로 측정된 물질은 Tetradecane, Tridecane, Nonanal 등이었다. 이 농도에 대한 위험성 을 간접적으로 가늠하기 위해 ACGIH (American Conference of Governmental Industrial Hygienists) 기 준 TLV-TWA (Threshold Limit Value-Time Weighted Average)와 비교하였다(OSHA, 2019). TLV-TWA를 참 조한 이유는 TLV-C (Ceiling)나 TLV-STEL (Short Time Exposure Limit)에 비해 장기적인 노출에 대한 위험정 도를 나타내므로 시민의 주거환경이 될 신축공동주택 의 오염도를 비교하는 기준으로 적합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미규제물질들은 TLV-TWA대비 최대 0.001~ 0.108%의 비율을 보였고 이것은 0.031~0.597%의 비율 을 보인 권고기준 물질들보다 낮았다.
3.2 계절별 분류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계절별 변동을 보았다. 봄, 여 름, 가을, 겨울 모두 측정된 22종의 물질을 비교해 본 결과, 다수의 물질이 여름과 가을에 많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나 유의미하지는 않았다. 물질의 특성에 따른 경향은 대체로 벤젠 유도체가 가을에 많이 측정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염물질의 농도에 요인 으로 볼 수 있는 온도와 습도는 기존 연구에서도 의미 있게 기술되며, 대체로 온도와 습도가 높아질수록 농도 또한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Chen et al., 2017). 본 연구에서는 주로 고온 다습한 조건에선 무거운 알 칸류가, 춥고 건조한 시기에선 벤젠 유도체가 많이 배 출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3.3 층부 및 면적별 분류
공간적 요소 중 중요하게 다룰 수 있는 층부는 현재 실내공기질 공정시험기준에 의해 저층(1층 ~ 3층), 중층 (저층과 고층을 제외한 부분), 고층(해당 건물에서 가장 높은 3개 층)으로 구분되어 있다. 이에 따른 영향을 확 인하기 위해 층부별 물질들의 평균농도를 보았고 대체 로 고층에서 높은 농도를 보였지만 상관관계는 0에 가 까웠다. 기존 연구에서도 오염물질 농도에 층부간 차이 가 크지 않은 것과 다르지 않았다(Kim and Park, 2008). 대부분 고층에서 가장 많이 검출되었으나 Benzene, MIBK, Butyl-acetate, beta-Pinene, Decanal 등은 중층 부에서, Hexadecane은 저층부에서 많이 나오는 모습 을 보였다. 층부에 따른 온도와 습도의 큰 차이 또한 없었다.
측정 세대의 면적(m2 기준)또한 고려해 보았다. 각 물질들의 검출농도 사이 관계를 보기 위해 상관계수를 본 결과 대체로 음의 상관계수를 보였으나 대부분 유 의미하다고 볼 수는 없었다. Tetrachloroethylene의 경 우 –0.82라는 상당히 높은 음의 상관계수를 보였으나 검출된 회수가 27회에 불과하여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었다.
4. 결 론
본 연구는 서울시 신축공동주택 내 휘발성 유기화합 물 중 실내공기질 관리법의 권고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물질의 농도를 GC/MS법을 통해 파악하였고 또한 그 결과를 계절별, 층부별로 나누어 상관관계를 파악하려 했으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현재 서울시 신축공동주택의 실내공기질 중 미규제 물질들은 TLV-TWA대비 0.001~0.108%의 비율을 보였 고 이것은 0.031~0.597%의 비율을 보인 권고기준 물 질들보다 낮은 것으로 보였다. 계절별로는 가을(7개 물 질)과 여름(6개 물질)에 가장 많은 농도를 보이는 물질 이 많았다. 또 층부별로는 고층부에서 제일 높은 농도 를 보이는 물질이 많았지만, 상관성을 도출할 정도의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이후 연구에선 각 물질에 대 한 정확한 위해성평가가 이루어져 더욱 직접적인 분석 이 따라야 할 것이고, 본 연구에서 정량하지 않은 다른 미규제물질에 대한 연구도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면 건축물에서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propanone이 나 carene등 terpene류, propylene glycol등의 ether류, 각종 alcohol 종류들에 대한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 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