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와 미국 국가 독성 평가프로그램(NTP)에서는 라돈을 1군 발암물질로 분 류하고 있다(IARC, 1988;NIEHS, 1994). 미국 환경보 호청(EPA)에서도 라돈을 흡연의 다음 순으로 위험도가 높은 폐암의 원인으로 규정하고 있다(US EPA, 2003). WHO는 라돈노출로 인해 폐암 발병의 3~14%가 증가 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으며, EPA에서도 미국인의 연간 폐암 사망자의 10% 이상인 약 21,100명 정도가 라돈 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Leung et al., 1998). 이처럼 라돈 노출에 따른 건강 악영향은 매우 뚜렷하다 하겠다(Al-Zoughool and Krewski, 2009).
라돈은 우라늄의 자연 방사성 붕괴 과정 중에 발생 하는 방사성 비활성기체로 무색, 무취, 무미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Barros et al., 2014). 라돈은 반감기가 3.82일로 다른 기체에 비해 비교적 짧아 환기가 잘 되 는 환경에서 낮은 농도로 유지될 수 있다. 하지만 밀폐 된 공간에서는 높은 농도로 존재할 수 있어 폐암과 같 은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라돈 노출로 인한 인체 영향은 방사성 붕괴과정에서 생성된 폴로늄(Po) 등과 같은 라돈 자손 핵종에 의한 내부 피폭이 주를 이 룬다(Al-Zoughool and Krewski, 2009). 자손 핵종이 붕괴하는 과정에 발생하는 α 입자(α선)는 세포 중의 염 색체에 돌연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에 폐암 등 폐 건강 에 영향을 끼친다(Lehnert and Goodwin, 1997).
실내 라돈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지질구조 과 환기, 깊이, 실내구조 등이 있다(Dixon et al., 1996). 건축물의 구조, 환기 빈도와 량 등은 인간 활동에 따라 조절 가능한 변수로서, 적정한 노력과 방법으로 라돈 농도를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라돈 발생의 주원인인 토양 내 우라늄 함량, 분포, 지하 깊 이에 따른 화강암반대의 자연 노출 등을 라돈 노출 저 감을 위해 고려되어야 할 중요한 변수라 하겠다. 토양 속에 포함된 우라늄에서 라돈 가스 형태로 발생해 지 층의 틈을 통해서 지표나 지하의 실내로 빠져나온다. 결과적으로 건물의 지상층에 비해 토사에 가까운 건물 의 지하층(지하상가, 지하실 등)에서 라돈의 농도가 높 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2019년 기준 연간 수송 인원 26억 4,547만 명으로 지하공간인 지하철에 서의 라돈 노출에 따른 위해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부분 이다. 노인부터 어린이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 이 이용하는 지하 시설 이용물임에도 불구하고, 지하철 역사 내의 공기 중 라돈 노출 수준 평가 등에 관한 연 구가 많지 않아 이용자나 근로자들의 건강이 우려된다. 이에 따라 수도권 지하철 역사 내에서 라돈 농도 현황 등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본 연구에서는 지난 10년간의 지하철 호선별 지하 깊이에 따른 역사 내 플랫폼(승강장)에서의 공기 중 라 돈 농도 분포 현황을 조사하고, 깊이 및 지하역사 주변 지질현황에 따른 라돈 농도와의 상관성을 분석, 지하철 근로자 또는 승객들의 역사 내 라돈에 의한 건강피해 를 예방하고 최소화할 수 있는 유용한 기초 정보로 활 용하고자 하였다.
2. 실험 방법
2.1 지하철역사 선정
지하철 역사는 승강장이 지하에 위치한 지하역사와 지상에 위치한 지상역사로 구분되어 있어, 지상역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하역사를 측정대상역으로 선정하 였다.
2.2 라돈 농도 측정 및 변수 정보
본 연구는 서울교통공사에서 공개하고 있는 2007년 부터 2017년까지 2년을 주기로 254개의 지하철 역사 대상으로 라돈 농도를 측정한 자료를 이용하였다 (Seoul Metro, 2007~2017). 실내공기내 라돈 측정은 ‘실 내공기질공정시험기준(환경부)’의 라돈 측정방법의 주 시험방법인 수동형 라돈검출기(Raduet, Budapest, Hungary)를 이용하여 조사지점에서 3개월 이상 실내라 돈 농도를 측정하였다. 측정과정을 간단히 설명하면, 지하철 역사의 연면적에 따라서 대합실, 환승통로, 역 무실, 승강장에서 라듀엣을 천장, 벽, 바닥으로부터 충 분히 떨어지어 실내공기 중에 있는 라돈 농도를 측정 하였다. 기본적으로 각 지점의 중앙에서 측정하는 게 원칙이나 총면적이 20,000 m2를 초과하는 승강장의 경 우 단일층은, 좌/우 1지점 복수층은 역무실이 위치한 층과 이용 빈도가 잦은 층 중앙에서 실시하였다.
화강암 존재 여부 등의 지질 현황에 따른 지하공간 에서 라돈 농도 분포를 분석하기 위하여, 한국지질자원 연구원에서 구매한 1:50,000 축적의 수치 지질도(서울, 안양, 뚝섬, 둔전, 의정부 도폭)를 이용하여 서울시내 지질도를 작성하였다. 아울러 작성된 지질도 위의 라돈 을 측정한 역사를 동기화(Matching)하여, 지질의 실내 라돈 농도 영향을 분석, 비교하였다.
2.3 통계방법
지하공간 내 라돈 농도를 이용한 정규분포성 검사에 서 자료의 정규성이 있지 않음을 확인하였다(P>0.05). 이에 주 평균 라돈 농도의 경우 기하평균으로 나타냈으 며, 비교의 편의를 위해 산술평균값도 같이 표시 하였다.
지하철 역사의 호선 별, 승강장 기준 깊이, 라돈 농 도, 지하 역사 지반의 화강암 존재 여부를 이용하여 지 하공간 내 라돈 농도와의 상관성을 분석하였다. 해당 변수와 지하공간 내 라돈 농도와의 상관성을 Student t-test, ANOVA 비교 분석 방법으로 진행하였으며, Statistical Analysis System (SAS) (SAS for Windows, version 9.1; SAS Institute Inc., Cary, NC) 통계프로그 램을 사용하였다(유의수준 5% 미만이면 통계적 유의 성이 있다고 판단).
3. 결과 및 고찰
3.1 지하철 역사 깊이에 따른 라돈 농도 변화
Fig. 2에서는 지하철 호선별 깊이를 나타내었다. 전 체 지하역사의 (산술)평균 깊이는 –18.57 m (range: –53.91 ~ –5.34 m)이었으며, 전체적으로 호선 번호가 증가할수록 깊이가 더 낮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 다(Fig. 2(a)). 5~8호선의 깊이(기하평균, –20.3 m) 가 1~4호선(기하평균, –13.1 m)에 비해 약 50% 이상 더 유의하게 깊은 것으로 분석되었다(P<0.01). 이는 5~8 호선의 개통이 1~4호선 설치 이후에 이루어지다 보니 1~4호선보다 더 깊은 위치에 건설된 이유라 여겨진다.
254개의 역사를 대상의 호선 별 측정된 라돈 농도를 나타내었다(Fig. 3). 지하 역사 전체의 (기하)평균 농도 는 27.9 Bq/m3(range, 3.7~124.0 Bq/m3; 산술평균, 32.1 Bq/m3) 이었다. 호선 번호가 증가할수록 지하 공간 내 라돈 농도가 증가하였으며(P<0.05; Fig. 3(a)), 1~4호선 (기하평균, 21.95B q/m3), 5~8호선(기하평균, 32.76 Bq/ m3)을 묶어서 분석한 결과에서도 5~8호선의 라돈 (기 하)평균 농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분 석되었다(P<0.05). 즉, 지하철 승강장이 깊은 곳에 있 을수록 라돈 농도 또한 라돈 농도가 크다는 것을 확인 하였다. 지하가 깊을수록 공기 중으로 라돈이 빠져나갈 수 있는 환기가 어렵고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암석 에 포함된 우라늄이나 토륨 등이 붕괴하는 과정에서 라돈이 발생하는데 그러한 이유에서 깊이가 깊을수록 암석이 많고, 이러한 이유로 지하공간 내 라돈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내용은 Jeon and Kim, (2006)과 Jönsson, (2001)의 결과와도 유사하 게 나타나고 있다. 지하로 깊이 들어갈수록, 외부와의 환기라 원활하지 않을 수 있고, 상대적으로 높은 층에 비해 우라늄 등이 함유된 암석에 둘러싸여 노출량이 증 가, 실내 라돈 농도가 높아지는 이유로 설명하고 있다.
Fig. 4에서는 지하철 역사에 상관없이 깊이와 라돈 농 도와의 상관성 분석을 나타내었다. 라돈 농도는 지하 깊 이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아지는 것을 확인하 였다(P<0.05; R2=0.7517). Choi et al. (2020) 연구를 살 펴보면, 상관성의 정도 차이는 있지만, 지하 역사 깊이 가 깊어 질수록 라돈 농도가 올라가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어, 본 연구 결과의 부합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Choi et al. (2020)의 연구는 직독식 장비(RAD-7) 를 사용하여 이틀 동안 라돈을 측정한 내용으로 본 연 구의 상관성 정도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여겨진다.
3.2 화강암 존재에 따른 라돈 농도 변화
서울시 내 지질도 현황과 라돈을 측정을 시행한 역 사의 위치를 짝지어 나타내었다(Fig. 5). 이미 잘 알려 진 것처럼 한강을 기준으로 북쪽 대부분은 화성암반대 (Igneous rock) 이며, 남쪽은 충적층(Alluvial)과 변성암 반대(Metamorphic rock)로 이루어져 있다. 화성암반대 의 경우 우라늄이 함유된 화강암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Jeong et al., 2015;Kim et al., 2012). 이 에 본 연구에서는 화성암층위에 있는 역사와 그러지 않은 역사를 구분, 라돈 농도를 비교하였다(Fig. 6). 화 성암반대 위에 있는 역사의(기하)평균 라돈 농도는 33.0 Bq/m3 (산술평균, 38.2 Bq/m3; range, 5.5~124.0 Bq/m3)으로 그러지 않은 역사(기하평균, 24.6; 산술평 균, 27.5B q/m3; range, 3.7~109.0 Bq/m3)에 비해 약 34% 이상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분석되었 다(P<0.00001). 화강암이 비교적 많이 분포한 지역 강 북구, 노원구, 성북구를 가로지르는 지하철 5호선과 8 호선의 라돈 농도가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상당 부분 화성암 등의 지질분포 현황과 라돈농도와의 연관 성을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내용은 기존 문헌에서 동일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Jeon and Kim, 2006), 기존 논문에서 밝혔듯이 우라늄 을 포함한 화강암의 분포는 라돈 발생 및 이로 인한 실 내 라돈 농도 증가의 중요한 원인으로, 이번 결과를 설 명할 수 있는 내용이라 여겨진다. 다만, 화강암 지역에 서 높은 농도의 라돈이 검출되기는 하나, 퇴적암층에서 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하여,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할 듯하다.
화강암 유무와 더불어 화강암의 생성 연도, 어느 깊 이까지 분포하는지 등의 정보는 라돈 농도와의 상관성 분석에 매우 중요한 변수라 여겨진다. 이에 깊이와 라 돈 농도의 상관성을 분석할 때 화강암 유무와 깊이, 생 성 연도 등의 변수가 고려되지 않은 점은 본 연구의 한 계점이라 여겨진다. 다만, 본 연구가 화강암의 유무는 다른 연구와 유사하게 실내 라돈 농도에 영향을 미치 는 중요한 대리 변수로서의 그 중요성을 다시 한번 더 확인한 점과, 지난 10년간의 자료와 많은 역사 내의 라 돈 농도를 이용한 분석은 기존 연구에 비해 한 층 더 발전한 내용이라 여겨진다. 아울러 라돈 측정은 매회 다른 업체가 측정한 결과로, 정도관리 차원에서 상대적 으로 낮은 정밀도(Precision)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은 또 다른 한계점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측정에 참여한 모 든 측정업체가 실내공기질관리 지정 업체라는 점, ‘실 내공기질공정시험법’의 라돈 측정 방법에 따른 측정으 로 정확도(Accuracy) 면에서는 정도관리가 되었다는 점, 1~2회가 아닌 지난 10년간의 평균값을 이용한 점 은 이러한 한계를 다소나마 해결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4. 결 론
본 연구는 서울에 있는 1호선에서 8호선까지 지하철 역사의 깊이의 차이와 화강암의 분포에 따른 라돈 농 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다. 254개의 역사의 깊이 및 실내공기 중 라돈 농도를 분석한 결과 2기 지하철(5~8 호선)의 평균 깊이가 1기 지하철(1~4호선)에 비해 약 7m 이상 깊었으며, 라돈 농도 역시 약 10 Bq/m3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비교적 화강암이 많이 분포한 강북구, 노원구, 성북구를 가로지르는 5호선과 8호선이 화강암이 비교적 적게 분포한 1기 지하철보다 더 높은 라돈 농도를 보였다. 지하철 역사 내의 깊이가 깊을수록, 역사를 이루고 있는 암반의 화강암이 많을수 록 라돈 농도가 높았다.
지하철은 대표적인 대중교통수단으로 2019년 기준 서울 지하철의 평균 수송 인원은 약 8백만 명으로 역 사 내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포함하면 더 많은 유 동 인구가 지하 역사를 거쳐 간다. 특히 최근 3기 신도 시 건설과 함께 국토부에서 9호선 연장과 신안산선 및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Great Train eXpress)를 신 설하기로 하기로 한만큼 앞으로도 더욱 많은 인원이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추가로 신설되는 시설은 기존 시설보다 더 깊이 건설될 것이 고, 본 연구 및 많은 기존 연구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라돈 노출에 대한 위해성 증가 확률은 더욱더 커질 것 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 지하철 역사 내에 라돈과 관련된 연구는 시간에 따른 농도의 변화와 환기시스템 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고 역사 내의 지리적인 특성에 따른 라돈 농도에 관한 연구는 매우 미미하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러한 정보 부재에 대한 기초자료 제공 차원의 의미가 크며, 향후 신설되는 지하철 시설 에서의 사전 라돈 측정, 지질 현황에 따른 선제적 라돈 저감 시설 설치 결정 등의 정책 활용에 활용성이 클 것 으로 기대한다.
지하 역사 내 전체적인 실내 라돈 평균 농도가 환경 부 실내공기질 라돈 농도기준(148 Bq/m3)에 비해 매우 낮은 값을 보이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면이라 하겠다. 이는 지하 역사의 경우 환기 시설 등의 운영이 라돈 농 도 확산에 어느 정도 효과적인 면이 있을 것이라 여겨 진다. 다만, 일부 역에서의 라돈 농도는 환경부 기준으 로 초과하고 있으며, 적절한 시설 관리 및 운영이 이루 어지지 않으면 라돈 농도는 언제라도 증가할 수 있다 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에 기존 지하역사에서 는 라돈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오래된 구조물 수리와 환기시스템의 추가시공 등이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