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현대사회에서는 일부 지역을 제외한 수도권 거의 모든 지역을 지하철로 이동할 수 있고 지하철의 노선 도가 다양해짐과 동시에 도심 교통 체증 문제가 심각 해져 상당수의 많은 인구가 지하철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지방 광역시 또한 지하철이 중요한 대중교통수 단으로 자리 잡은 만큼 지하철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 고 이에 따라 지하역사는 현대인들에게 주요한 생활 공간으로 인식되어 가고 있으며 여러 문제 또한 대두 되고 있다. 이중 실내공기질 문제는 당연히 일 순위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호흡을 하며 살아가는 인 간들에겐 중요한 문제이다. 특히 지하역사는 지상에 있는 다중이용시설과 달리 적극적인 환기 시설을 가 동한다고 해도 외기의 유입과 순환이 지상 시설에 비 하여 부족하고 구조상의 문제로 인하여 밀폐된 좁은 공간에 다수의 이용객이 밀집되면서 코로나 확산 감 염 또는 실내공기질 오염의 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실내공기질관리법에서 지하역사내 실내공 기질 관리대상은 PM10, PM2.5, CO2, CO, HCHO, NO2, 라돈, VOCs 로만 규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는 민감· 취약계층 이용시설 대상으로 규제하는 생물학적 유 해 인자(총부유세균과 부유곰팡이)를 제외한 것이며, 본 연구에서는 지하역사 또한 노약자와 어린이가 많 이 이용하는 시설이므로 취약계층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이라 생각되어 생물학적 유해인자 중 부유곰팡 이에 중점을 두어 연구를 진행해보고자 한다. 부유곰 팡이는 다른 유해인자보다 비교적 과소평가를 받는 유해인자 중 하나이긴 하지만 환경성질환으로 알려 진 아토피피부염, 천식, 과민성 폐렴, 알레르기성비염, 기관지 감염 등을 일으키고 그 위험을 높이는 원인으 로 알려져 있다(Cho et al., 2013;Kim, 2010). 특히 Aflatoxin B1은 Aspergillus 종이 유발하는 독소 중 하나 인데, 이는 암을 일으키는 물질로도 보고된다(Selim et al., 1998). 그러나 현재까지도 지하역사 내의 생물 학적 유해인자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고(Huh et al., 2012;NIER, 2008),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를 위 한 기반 마련을 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직접적인 측정과 기존의 문헌을 참 고해 기여 인자(승강장 깊이, 시간대, 계절, 준공년도) 와 부유곰팡이의 농도 간의 상관성을 확인하고자 하 였다. 본 연구의 목적은 기여 인자에 따른 적절한 관 리 대책 마련 필요성 환기, 지하역사내 부유곰팡이 관 리 기준 제정 토대 마련, 추후 다른 시설의 관리기준 마련 시 기초 자료 제공을 하는 데에 있다.
2. 연구 방법
2.1 문헌조사
부유곰팡이 농도 측정 결괏값, 측정 시기 및 시간대, 측정 배지 종류 등의 정보는 “다중이용시설 부유 미 생물 관리 고도화 연구(Bang and Seo, 2021)”, “다중이 용시설의 생물오염물질(부유진균)에 관한 연구(NIER, 2008)”, “서울시 일부 지하철 승강장 공기중 진균류 농 도 및 관련 요인에 관한 연구(Cho, 2006)”, “서울시 일 부 지하철 역사 내 공기 중 진균농도에 관한 연구(Cho and Paik, 2009)”, “서울지하철 일부 역사 내 부유 곰팡 이 농도 및 환경 요인(Hwang et al., 2014)”, “서울시 일 부 지하철역 내 부유 진균, 입자상 물질, 이산화탄소 의 분포 양상(Kim et al., 2006)” 등의 논문을 통해 수집 하였다. 준공년도 및 승강장 깊이는 서울메트로와 인 천교통공사에서 받았다. 본 문헌조사는 2021년 5월에 서 7월까지 ‘Goggle scholar’, ‘Pubmed’, ‘RISS (Research Information Sharing Service)’ 검색엔진을 이용하여 수 행되었다.
2.2 부유곰팡이 측정
부유곰팡이 측정에 ‘실내공기질공정시험법’ 상의 충돌법에 따라 수행되었다(사용된 장비, KAS-120, Seongnam, Republic of Korea). 배지는 MEA (Malt Extract Agar) 배지를 사용하였다. MEA 배지는 미생 물 배양을 위한 각종 영양성분을 배합하여 만든 배지 로서 주로 효모 및 곰팡이의 분리배양, 증균배양 등 을 목적으로 하는 배지이다. 또한 MEA 배지는 성장 속도가 빠른 곰팡이에 적합한 배지다.
KAS-120 포집기를 이용하여 20분 이상의 간격으로 승강장 내 특정 지점당 연속 3회 포집하였고, 총 포집 유량은 실내 공기채취량 기준인 250 L 이하인 200 L 이 하로 설정하였으며 25°C에서 96시간 동안 배양하였 다. 부유곰팡이를 측정한 지하역사는 총 3개의 역사 (A역, B역, T역)로, 각각의 승강장 내 특정 지점 1개를 대표 지점으로 선정하여 측정하였다.
2.3 통계 분석
선행연구를 통해 또는 직접 측정을 통해 수집한 부 유곰팡이 농도 데이터를 주요 기여 인자별(승강장 깊 이, 시간대, 계절, 준공년도)로 정리한 후, 통계 처리 프로그램인 Sigma Plot의 Box Plot (시간대, 계절)과 SPSS의 상관성 분석(승강장 깊이, 준공년도)을 실시 하였다. 각 자료를 기여 인자별 그래프로 나타낸 뒤, 그 그래프의 기울기와 그래프에 따른 P value 값을 통 해 지하역사의 주요 기여 인자와 부유곰팡이 농도 간 의 상관성의 여부를 확인하였다. 측정된 자료의 정규 분포 분석시, 정규성이 없다는 결과를 얻었고, 이에 따 라 상관성 분석은 Spearman 상관분석으로 수행하였다.
3. 연구 결과
3.1 승강장 깊이에 따른 부유곰팡이 농도 변화
본 연구를 통해 조사한 지하역사(승강장 기준)의 깊 이는 제일 얕은 역사가 지상으로부터 지하로 11.24 m, 제일 깊은 역사는 36.11 m이었다.
Fig. 1은 승강장 깊이에 따른 모든 지하역사의 부유 곰팡이 농도 분포를, Fig. 2는 지하역사별 부유곰팡이 의 산술평균 농도 분포를 나타내고 있다. Table 1에 나 타난 바와 같이 모든 지하역사의 부유곰팡이 농도는 승강장 깊이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를 나타 냈다(r=-0.297, n=60, P=0.021). 아울러 개별자료의 치 우침에 대한 상관성 분석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 하역사별로 농도를 산술평균 낸 뒤 분석한 결과에서 도 승강장 깊이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를 나 타내었다(r=-0.438, n=20, P=0.048).
3.2 시간대에 따른 부유곰팡이 농도 변화
혼잡 시간대는 출·퇴근 시간대로, 이용객 수가 많은 시간대를 의미하고, 비혼잡 시간대는 출·퇴근 시간대 가 아닌 시간대를 의미한다. 측정 시에는 혼잡 시간 대를 오전 8시~오전 10시경으로, 비혼잡 시간대를 오 후 2시~오후 4시경으로 하여 측정을 진행하였다. Fig. 3에 나타난 것과 같이 비혼잡 시간대와 비교해 혼잡 시간대의 부유곰팡이 농도가 통계적으로 높게 나타 났으며, 혼잡 시간대의 일부 농도는 민감·취약계층 이 용시설의 권고기준치 500 CFU/m3를 초과하기도 하였다.
3.3 계절에 따른 부유곰팡이 농도 변화
Fig. 4에는 측정 시기를 봄(4~6월), 여름(6~9월), 가 을(9~11월), 겨울(12월)로 구분하여 농도 분포를 나타 내었다. 여름과 가을의 부유곰팡이 농도가 높게 나타 났으며, 이 시기에는 민감·취약계층 이용시설의 권고 기준치인 500 CFU/m3를 넘나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3.4 준공년도에 따른 부유곰팡이 농도 변화
준공년도 자료는 최초준공일이 아닌 리모델링 연 도를 측정일 기준으로 반영하였으며, 1974년부터 2007 년도로 광범위하다. Fig. 5와 Fig. 6은 준공연도별 부유 곰팡이의 농도를 모든 지하역사와 지하역사별 산술 평균값으로 나타낸 것이다. Table 2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준공년도와 부유곰팡이의 상관성은 모든 지하 역사(r=0.273, n=60, P=0.273)에서 유의하게 나타났으 나, 이는 준공연도가 최신일수록 농도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본 연구 가설과 부합하지 않았다. 지하역사별 산술평균값 또한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았다(r=0.273, n=20, P=0.428).
4. 고 찰
WHO (세계보건기구)는 실내공기 중 총 곰팡이 농 도에 대한 가이드라인으로 150 CFU/m3를 추천하고 있고(WHO, 1990), IAQA(실내공기질협회)는 300 CFU/ m3를 제안하며(IAQA, 1995), OSHA (미국 산업안전보 건청)에서는 1,000 CFU/m3를 초과할 때 상대적으로 정상과 다르게 곰팡이에 의해 오염된 것으로 간주하 고 있다(Rao et al., 1996).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실내 공기질 관리법 민감·취약계층 이용시설의 부유곰팡 이 권고기준이 500 CFU/m3로 제정되어 있으나 혼잡 시간과 여름 및 가을에는 부유곰팡이의 농도가 500 CFU/ m3를 초과하였다. 따라서 기여 인자별로 원인을 파악 하여 적절한 개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하역사의 깊이가 깊을수록 부유곰팡이의 농도가 높게 나타난 것은 승강장이 깊을수록 자연 환기에 어 려움이 있기 때문으로 추정되며, 깊이가 깊어짐에 따 라 결로가 잘 발생하는 환경이 조성되므로 습도와도 연관이 되어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ee et al. (2004)의 연구와 Kim (2008)의 연구에서는 지상보다 지하에 있 는 건물에서의 부유곰팡이 농도가 유의하게 높은 것 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부유곰팡이의 서식 조건이 지 하에서 더욱 유리해졌음을 나타낸다. Kim (2015)의 연 구에서는 HVAC 시스템이 가동된 곳의 부유곰팡이 평 균 농도가 110 CFU/m3으로 미가동된 곳보다 약 3배 정도 낮은 수치를 보였다. 또한 같은 연구에서 저습 도(상대습도 50% 이하)일 때보다 고습도(상대습도 70% 이상)일 때 부유곰팡이 농도가 약 40배의 높은 수치 를 나타냈는데, 이를 통해 습도와 환기량이 부유곰팡 이의 농도 증가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혼잡 시간대에는 이용객 수가 많아짐에 따라 농도가 높아지는데, 환경적인 요인과는 별개로 이용객들이 움직이면서 발생하는 비산먼지 또는 이용객들의 의 복에 묻어서 오게 되는 입자 등이 부유곰팡이의 농도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예상된다(Boudia et al., 2006;Song et al., 2007). 계절 중 여름에는 기온이 높고 특히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져 곰팡이 생성과 서식 에 있어서 적절한 환경이 되며, 가을에는 습기를 머 금고 있던 곰팡이 포자가 건조해지며 공기 중에 잘 비 산하게 되면서 농도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예상된다 (Seo, 2020). 준공연도와는 유의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 았는데, 그 이유로는 시설이 노후화되지 않도록 주기 적으로 유지·보수하여 쾌적한 상태로 관리했을 것이 며, 준공연도보다는 타 기여 인자들의 영향이 더 컸 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부유곰팡이를 측정하 는 플랫폼의 온도 및 습도는 주기적이고, 정량의 환 기량 등으로 대체로 일정한 편이다. 하지만, 열차가 지 나가는 철로 주변의 벽은 깊이 등에 따라서 온도 차 이가 발생하고, 이로 인한 결로로 인한 습도변화 때 문에 부유곰팡이 발생량의 변화를 야기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스크린도어 설치 이후의 플랫폼과 철 로주변의 온도차이는 클 것으로 추정되며, 철로 주변 벽 등에서 발생한 부유곰팡이 농도가 측정이 이루어 지는 플랫폼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러한 연구는 추후에 더 진행될 필요가 있다.
앞선 결과를 통해 기여 인자에 따른 적절한 관리 대 책 마련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몇 가지 관리 대책의 예시는 다음과 같다. 앞서 말했듯 이 곰팡이의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습 도이므로 습도를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 해 제습 설비를 사용하거나 지하수의 침투를 방지하 면 부유곰팡이의 농도 저하를 기대할 수 있다. 보수 공사를 한다거나 신축 지하역사를 시공할 때 결로 방 지 페인트를 이용해 시공한다면 결로를 줄여 습도를 낮추고 부유곰팡이의 농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 상된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나, 여름 같은 습 도가 높은 계절에 환기 시설을 평소보다 더 많은 송 풍량으로 가동해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만으로도 부 유곰팡이의 농도를 낮출 수 있다. 이용객수 또한 부 유곰팡이에 큰 영향을 끼치므로, 혼잡 시간대에는 증 차를 통해 이용객을 분산시키고, 주기적인 청소를 통 해 이용객으로부터 유입되는 먼지를 저감하여 부유 곰팡이 농도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의 한계점으로는 측정 시기가 2002년부터 2020년까지 꽤 긴 기간 사이의 자료를 사용하였기 때 문에 전체적으로 일정하지 않았고, 그사이에 이루어 진 리모델링을 비롯한 지하역사 시설의 최신화에 대 해서는 고려하지 못한 점이 있다. 또한 MEA 배지와 SDA 배지를 모두 사용하였으나 이를 변수에 적용하 지 못하였다.
아울러 본 연구에서 사용된 자료는 본 연구진의 측 정과 문헌상의 자료를 이용한 상관분석이 수행되었 다. 이는 자료의 동질성 부분에서의 많은 한계가 있 을 것으로 여겨지며, 다양한 해석이 될 수 있음을 고 려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Fig. 1의 자료는 실측과 문헌 자료가 혼재되어 있는데, 오른쪽 아래의 자료 (문헌상에서 제시한 자료)는 상관성의 유의성을 높이 는 영향인자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져, 향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을 주의 깊게 참고할 만하다. 다 만,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변이성을 고려하여 Fig. 2와 같이 역사내 평균을 이용한 민감도분석 기반의 결과 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재 지하역사의 부유곰팡이 관리기준이 존재하지 않아 관련 선행 연구가 충분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해당 분야에 대한 자료가 부족한 점 등이 있다. 제한 점으로, 기여 인자에 따른 적절한 관리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지하역사내 부유곰팡 이 관리기준 제정 시 연구 결과를 통해 토대를 마련 할 수 있었다. 또한, 추후 다른 시설의 관리기준 마련 시 기초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
5.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지하역사의 부유곰팡이 농도와 주 요 기여 인자(승강장 깊이, 시간대, 계절, 준공년도)와 의 상관성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승강장 깊이와 부 유곰팡이 농도와의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났으며 (r=-0.297, P<0.05), 혼잡 시간대일수록, 여름과 가을일 수록 부유곰팡이의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 준공연도 와는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P>0.05). 혼 잡 시간대 및 여름, 가을에는 부유곰팡이의 농도가 실 내공기질 관리법에서 제정한 취약계층시설의 부유곰 팡이 권고기준치인 500 CFU/m3를 상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