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가습기 살균제 노출에 의한 집단 폐질환이 발생한 사건은 국내외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이로 인해 생활 화학제품 사용에 의해 건강 우려가 크게 증가하였다.
가정이나 생활환경에서 사용하는 생활화학제품의 종류에는 세정제, 살균제, 코팅방지제, 방향탈취제, 염색 도색제 등이 있다. 세정제는 유리창, 차량, 바닥, 의류 등의 얼룩이나 기름때를 제거하거나 청소 목적으로 흔히 사용된다. 특히 기름 성분은 유기용제에 잘 녹기 때문에 일부 세정제는 석유계 솔벤트를 원료로 함유하고 있는데, 석유계 성분은 제조시 정제가 충분히 되지 않았을 때에는 벤젠 등의 발암물질을 함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벤젠을 일반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유해 용제로 분류하고 있으며, 의약품에 불가피하게 포함될 경우에도 2 ppm 이하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최근 일부 자외선 차단제 제품에서 벤젠이 검출되어 리콜이 이루어졌고, 소비자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기도 하였다(CDA, 2021).
환경부에서는 생활화학제품 중 유해 유기화합물의 함량을 규제하고 있는데 제품에 기준치 미만으로 함유되어 있을 경우에는 제품상에 고지(표기) 의무가 없어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제품에 유해 유기화합물이 함유되어 있는지 알지 못한 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제품을 분사하는 형태가 트리거 타입, 거품 타입, 액체분무형 스프레이 타입 등과 달리 압축가스에 의해 분사되는 스프레이 타입은 제품이 공기 중으로 확산하기 용이하고 에어로졸 형태로 미세한 입자크기로 비산되기 때문에 사용자의 흡입 노출 가능성이 높아 인체 위험성 측면에서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Park et al., 2017).
관련 선행 연구로는 대상물에 일부 광택제를 도포한 후 휘발성유기화합물(Volatile Organic Compounds, VOCs) 방출에 관한 연구가 있었고(Seo, 2016), 생활 스프레이 제품에서 벤젠 및 톨루엔 함량 분석을 한 후, 스프레이 분사 시 벤젠과 톨루엔이 모두 기화한다는 가정 하에 공기 중 농도를 추정하고, 그 결과 10가지 스프레이 제품에서 발생한 벤젠의 경우 우리나라 대기환경 기준치인 5 μg/m3을 초과한다고 하였다(Jo et al., 2013). 이와 유사하게 수정액, 접착제, 유성 볼펜 등 다양한 생활화학 소비자 제품을 헤드스페이스 가스크로마토그래프 질량분석기로 BTEX 함량을 분석한 후 20 m3 방에서 확산된다는 가정 하에 흡입 노출 위해성 평가 실시를 통해 에틸벤젠과 자일렌의 비발암 위험(HI)이 각각 31.1, 12.85로 기준치(1.0)를 초과하여 건강 위험 가능성이 있었고, 벤젠의 발암 위험은 3.2 × 10–5로 일부 제품(수정액, 영구 마커 등)에서 노출한계를 초과할 수 있다고 하였다(Lim et al., 2014). 그리고 국내 42개 생활 화학제품의 구성성분을 분석한 결과 향료의 일종인 리모넨이 전체 제품 중 76.2%에서 검출되어 빈도가 가장 높았고, 에탄올이 71.4%로 다음이었다. 그리고 벤젠은 전체 제품 중 7.1%에서 검출되었고 하였다(Kwon et al., 2008). 위와 같이 대부분의 연구들이 제품 중 VOCs 함유량 분석을 중심으로 진행되었고, 스프레이 제품을 실제 사용하는 환경에서 평가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한편 공기 중 VOCs 종류 및 농도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흔히 고체흡착관을 사용해 공기 중에 존재하는 가스 상 물질을 저유량으로 샘플링한 후 용매추출 또는 열탈착 등의 전처리를 거쳐 가스크로마토그래프 질량분석법을 사용하는데, 세정제 등의 생활화학제품은 다량의 물을 포함한 제품을 근거리에서 직접 분무하기 때문에 고체흡착관으로 샘플링할 때 시료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지 검증이 어렵다. 또한 측정시간 동안의 평균 농도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시간대별 농도변화를 알 수 없고, 측정시간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에는 분석시 불검출 될 수도 있다. 이에 최근에는 화학적 이온화(Chemical Ionization, CI) 방식에 의한 양자 전이 비행 시간차 질량 분석기(Proton Transfer Reaction Time of Flight Mass Spectromter, PTR ToF MS)를 사용해 실시간으로 공기 중 VOCs의 정밀한 정성과 정량분석 평가 연구가 대기 환경 및 작업환경에서도 진행되고 있다(Oh et al., 2022).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국내 시판되고 있는 일부 스프레이 세정제를 대상으로 실내 공간에서 분사하는 모의실험을 통해 공기 중 VOCs 농도와 에어로졸의 입자 수농도 변화를 분석해 위험성 평가 및 관련 제도개선을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는 데 있다.
2. 연구 방법
2.1 실험대상 제품의 선정
2022년 4월 기준으로 국내 대형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스프레이 타입의 생활화학제품 중 벤젠이 불순물로 함유될 가능성이 있는 석유정제물을 주요 성분으로 포함한 차량용 제품 2종(A, B)과 에탄올을 주성분으로 하는 면도기 세정용 제품 1종(C), 그리고 벤젠 함유가 명시된 의류 얼룩 세정제 1종(D)을 구매하였다. 각 제품의 구성 성분에 정보는 A제품의 용기에는 석유 정제물 및 탄화수소화합물: 파리핀솔벤트(용제, 29%), 이소헥산(용제, 17%)으로 표기되어 있고, B제품은 성분: 수소처리된 경질 정제유(유기용매)로만 표기되어 있으며, C 제품은 에탄올, 아스코빅에씨드, 글라이콜릭애씨드로 표기되어 있고, D 제품은 벤젠, 알킬(C = 10–13) 유도체, 리모넨, 알코올, 에톡실레이티드(비이온계)가 함유된 것으로 표기되어 있다. 차량용 제품 A 와 B는 차량에 부착된 스티커를 제거하거나 아스팔트 도로 주행 시 차량 표면에 묻은 타르를 제거하는 용도로 사용되며,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세차장이나 카센터 등에서 직업적으로도 사용된다. C 제품은 면도기의 면도날을 세정하는 용도로, D 제품은 의류에 묻은 얼룩이나 기름때를 제거하는 스프레이 세제로 사용된다. D 제품은 미국의 유명 다국적 기업에서 제조한 반면, 나머지 3개 제품(A, B, C)은 모두 국내에서 생산되었다 (Table 1).
2.2 스프레이 분사 실험
스프레이 분사 실험은 경기도 이천시의 왕복 2차선 도로변에 위치한 빌딩 1층의 실내 공간(가로 3.5 m × 세로 5 m × 높이 3 m, 총 부피 52.5 m3)에서 수행되었다. 해당 실내에는 비가동 상태의 덕트리스 흄후드 1대, 수납장 1개, 테이블 2개가 벽을 따라 배치되어 있었으며, 도로 반대편에는 창문 1개와 실내 출입문 1개가 위치해 있었다. 천장에는 별도의 공조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분사 실험은 실내 공간의 중앙에서 진행되었다 (Fig. 1).
분사 대상물로는 가로 1 m, 세로 1 m 크기의 나무판을 바닥에 수직으로 세운 후, 그 표면에 실험용 페이퍼 타올(Model: 와이프올 L25, 제조사: 유한킴벌리)을 부착하여 사용하였다. 이는 스프레이를 직접 나무판에 분사할 경우 잔류한 스프레이액이 다음 실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페이퍼 타월을 사용하여 이를 방지하고자 하였다.
액체가 나무실험자는 나무판에서 약 0.5 m 떨어진 위치에서 쪼그려 앉아 팔을 좌우로 움직이며 스프레이를 분사하였다.
분사 시간은 차량 도어 및 타이어에 묻은 타르를 제거하는 상황을 가정하여 10초로 설정하였다. 분사 후 1시간 동안 실내 조건의 변동 없이 방치하였으며, 매 실험 전 3초간 제품을 충분히 흔든 후 분사하였다. 분사량의 변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제품은 새 제품으로 사용 하였으며, 분사 전후의 무게를 전자저울로 측정하였다. 그 결과, 10초간 분사 시 1회 평균 분사량은 A: 15.7± 0.4 g, B: 18.2±0.6 g, C: 16.9±0.5 g, D: 17.1±0.3 g으로 나타났으며, 네 제품의 전체 평균은 약 17.0 g이었다. 분사 시간 10초는 화학물질안전원고시 제2024-27호 생활화학제품 위해성평가의 대상 및 방법 등에 관한 규정의 제품 노출계수에 의하면 일반인의 제거제(스티커 제거용) 분사 시간의 90~92퍼센타일에 해당하며, 분사량 17 g은 직업인의 제거제(다목적용) 사용량의 50퍼센타 일(20.49 g)에 가까운 수치이다. 따라서 본 모의실험에서의 제품 분사량은 일반인이 사용하는 양 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각 제품당 3회 반복 실험을 수행하였으며, 매 실험 종료 후 페이퍼 타올을 교체하고 창문과 출입문을 개방한 상태에서 공기청정기(Austin Air System, HM450, United States)를 10분 이상 가동하여 실내를 충분히 환기하였다. 이후, 실내 공기 중 VOCs 농도가 스프레이 분사 전 실내배경 농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을 확인한 후 다음 실험을 진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신규 공기청정기를 실험에 사용하였으며, 해당 장치는 미세먼지 포집을 위한 HEPA 필터와 함께, 비극성 물질의 흡착에 효과적인 활성탄 필터 및 극성 물질의 흡착에 우수한 제올라이트 필터를 장착하고 있다. 공기청정기는 스프레이 분사 지점으로부터 1 m 떨어진 위치에 설치하였으며, 풍량 설정은 ‘강(High)’으로 유지하였고, 제조사 정보에 의하면 강일 때 정격 풍량은 400 CFM (Cubic Feet per Minute), 필터 통과 후 풍량은 250 CFM이다.
추가적으로, 예비 실험 결과 주요 VOCs 중 하나인 아크롤레인(IUPAC 명칭: 프로펜알) 농도가 높은 A 제품의 경우, 스프레이 분사 후 아크롤레인 농도가 분사 전 수준으로 감소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분사 후 17시간 동안 방치하는 실험을 추가로 1회 실시하였다. 또한, 벤젠 농도가 높은 B 제품은 공기청정기 가동 시 벤젠 감소율을 확인하기 위해 공기청정기를 작동한 상태에서 분사하는 실험을 추가로 1회 진행하였다.
2.3 실시간 VOCs 및 에어로졸 수농도 측정
공기 중 실시간 VOCs 농도 변화는 PTR ToF MS를 사용하여 1초 간격으로 측정하였으며, 실시간 입자 수 농도 변화는 광학 입자 계수기(Optical Particle Sizer, OPS, TSI 3330)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두 기기의 시료 유입구(튜브)는 실험자의 호흡기와 가까운 위치에 설치하였으며, 실험자와 시료 유입구간 거리는 0.3 m였다. 실험 순서는 스프레이 분사 전 1분 이상 실내 배경농도를 측정, 10초간 스프레이 분사, 이후 1시간 동안 방치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PTR ToF MS로 수집된 데이터 중 주요 VOCs인 벤젠, 톨루엔, 자일렌/에틸벤젠, 스타이렌, 폼알데하이드, 아크롤레인, 1,3-부타디엔, 아크릴아마이드 등 총 8개 물질을 대상으로 분석을 수행하였다.
2.4 PTR ToF MS 분석 조건
PTR ToF MS는 H3O+ 이온을 생성하는 이온화원, H3O+와 VOCs 간의 양자전이 반응이 일어나는 이동 도관(drift tube), 반응 이온을 고진공의 비행시간 챔버로 유도하는 이동렌즈(transfer lens system), 그리고 이온을 추출하고 검출하는 비행시간 질량분석기(ToF MS)로 구성된다. 이온화원은 중공음극방전기(Hollow Cathode, HC)로, H2O 증기를 유입시켜 H3O+ 이온을 생성한다. H2O 분자의 흐름은 액체 저장 용기의 상부에서 유량을 조절하는 미차압 압력조절기를 통해 일정하게 유지된다. 시료는 1/16인치 직경의 PEEK 튜빙(길이 1.2 m)을 통해 이동도관으로 유입되며, 수분 응축 방지 및 습도 조절을 위해 80°C로 유지된다. 이동도관은 스테인리스 링(테프론 링으로 분리됨)으로 구성되며, 내부는 진공 상태로 유지된다. 각 링은 전기적으로 절연되어 있으며, 저항 소자를 통해 균일하게 증가하는 전압(V-drift)이 인가되어 일정한 전기장이 형성된다. 이 동도관 내에서 H3O+ 이온과 VOCs 간의 양자전이 반응(proton transfer reaction)이 일어나며, 생성된 이온은 이동렌즈를 거쳐 비행시간 질량분석기로 유입된다. 비행시간 질량분석기에서는 이온이 최대 80 kHz로 추출 되며, 챔버 내에서 비행 후 검출기에 도달한다. Table 2 에 PTR ToF MS의 분석 조건을 요약하였다.
벤젠, 톨루엔, 아세톤, 아이소프로필알코올에 대해 검정곡선 실험을 통해 장비의 정상 가동 여부를 확인하였고(Fig. 2), 기기분석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Zero 가스에서 바탕선 평균 노이즈의 표준편차에 3을 곱해서 분석 검출한계를 산출하였다(Thompson et al., 2022) (Table 3).
2.5 통계처리
본 연구의 자료처리는 PTR ToF MS, OPS 각각 전용 소프트웨어에서 데이터를 백업한 후 엑셀(Microsoft Excel)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였다. PTR ToF MS로 시간대별 실시간으로 측정된 개별 VOC 농도의 기하평균, 산술평균, 표준편차, 최소값, 최대값을 산출하였다. OPS로 측정한 입자 수농도는 13채널(입자 크기 분류)의 총 합을 산출하였다. 그래프의 작성은 엑셀과 Python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3. 결 과
3.1 휘발성 유기화합물 농도 변화
3.1.1 스프레이 분사 후 VOC 농도
Fig. 3은 4개 제품을 분사한 후 PTR ToF MS로 측정한 시간대별 VOCs 농도 변화를 나타낸다. 모든 제품에서 스프레이 분사 직후 VOCs 농도가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이후 서서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A 제품의 경우, 1,3-부타디엔(IUPAC 명칭: 뷰타-1,3- 다이엔)의 분사 전 배경 농도는 평균 2.8 ppb였으나, 분사 후 10초 동안 평균 603 ppb로 약 200배 증가하였고, 순간 최대 4,725 ppb까지 상승하였다. 이후 60분간 평균 농도는 570 ppb로 다소 감소하였다. 벤젠의 경우, 배경 농도는 평균 0.3 ppb였으나, 분사 후 10초 동안 평균 5.3 ppb, 최대 39 ppb까지 증가하였으며, 이후 평균 2.8 ppb로 감소하였다. 다른 VOCs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으나, 폼알데하이드는 분사 전 평균 1.8 ppb에서 분사 시 평균 3.2 ppb로 소폭 증가하였으며, 분사 후에도 평균 3.9 ppb로 비교적 일정한 농도를 유지하였다. 아크롤레인의 경우, 분사 후 10초 동안 평균 19.1 ppb였으나, 분사 이후 평균 30.1 ppb로 농도가 다소 증가한 경향을 보였다(Table 4).
B 제품 역시 A 제품과 마찬가지로 1,3-부타디엔 농도의 급격한 증가가 관찰되었으며, 벤젠, 톨루엔, 자일렌/에틸벤젠 등 방향족 탄화수소류의 농도도 상승하였다. 스프레이 분사 시 1,3-부타디엔의 순간 최고 농도는 약 10 ppm까지 증가하였으며, 분사 중 평균 농도는 1.1 ppm이었다. 벤젠은 분사 전 평균 0.5 ppb였으나, 분사 시 평균 164 ppb, 분사 후에도 평균 87.7 ppb으로 약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그러나 환경부 실내 공기질 권고 기준(10시간 평균)이 9.4 ppb (30 μg/m3), 미국정부산업위생전문가협의회(American Conference of Governmental Industrial Hygienists, ACGIH)의 8시간 시간가중평균 권고기준(Time Weighted Average- Threshold Limit Value, TWA TLV)가 20 ppb인 것을 감안하면 벤젠 노출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아크롤레인은 분사 후 60분 평균 농도가 22.9 ppb, 순간 최고 농도는 87 ppb였는데, 캘리포니아 산업안전보건국 최고 허용 농도(California division of 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Ceiling limit- Permissible Exposure Limit, Cal/OSHA Ceiling PEL)가 100 ppb인 것을 감안하면 아크롤레인 노출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Table 5).
C 제품(면도기 세정제)은 A 및 B 제품(스티커 및 타르 제거제)과 달리 방향족 탄화수소의 농도가 낮았으나, 폼알데히드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분사 전 폼 알데하이드 농도는 평균 2.5 ppb였으나, 분사 시 16.2 ppb, 분사 후 40.0 ppb로 증가하였다. 미국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ational Institute for 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NIOSH) TWA Recommended Exposure Limit (REL)이 16 ppb, ACGIH TWA TLV 가 100 ppb인 것을 감안하면 폼알데하이드 노출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폼알데하이드 외에도 아크롤레인, 1,3-부타디엔, 톨루엔의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기타 물질의 농도는 약 1 ppb 수준으로 매우 낮았다 (Table 6).
D 제품의 경우, 제품 용기에 벤젠 함유가 표기되어 있었으며, 분사 전 평균 0.3 ppb였던 벤젠 농도는 분사 시 평균 3.4 ppb로 11배 증가하였고, 분사 후 평균 0.9 ppb로 감소하였다. 특히, 폼알데히드 농도가 높은 수준으로 측정되었으며, 분사 시 평균 122 ppb, 분사 후 47 ppb로 감소하였다. NIOSH TWA REL이 16 ppb인 것을 감안하면 폼알데하이드에 대한 노출 주의가 필요하다(Table 7).
3.1.2 스프레이 분사 후 아크롤레인 농도가 분사 전 농도로 도달하는 시간
Fig. 4는 아크롤레인 농도가 가장 높았던 A 제품을 분사한 후 아크롤레인 농도가 분사 전 농도로 도달하는 시간을 확인하기 위하여 장시간(17시간 동안) 아크롤레인 농도 변화를 측정한 결과이다. 분사 전 아크롤레인 농도는 평균 2.8 ppb였으며, 10초간 분사한 후 29.2분 후에 최고 농도(53.4 ppb)에 도달하였고, 이후 농도가 감소하여 다시 2.8 ppb(1시간 평균)에 도달하는 데 12.2 시간이 소요되었다.
3.1.3 공기 청정기 가동 유무에 따른 벤젠 농도
Fig. 5는 벤젠 농도가 가장 높았던 B 제품 사용 시, 공기청정기 가동 여부에 따른 벤젠 농도 변화를 나타낸다. 공기청정기를 가동하지 않은 경우, 스프레이 분사 후 벤젠 농도의 산술평균값은 113 ppb였다. 반면, 공기청정기 가동 중 스프레이를 분사한 경우, 분사 후 산술평균 벤젠 농도는 31 ppb로 약 73% 감소하였다. 다만, 공기청정기 미가동 시 스프레이 분사 순간 최고 벤젠 농도는 1,412 ppb였으나, 공기청정기 가동 시에는 분사 순간 최고 농도가 3,092 ppb로 약 2배 이상 높게 측정되었다. 이는 공기청정기 작동으로 인해 실내에 강한 기류가 형성되면서 일시적으로 다량의 스프레이 미스트가 시료 채취 지점으로 유입된 결과로 추정 된다.
3.2 에어로졸 수농도 변화
Fig. 6은 스프레이 분사 위치에서 각각 0.3 m 및 2 m 떨어진 지점에서 OPS 2대를 이용하여 동시 측정한 시간대별 입자 수 농도를 나타낸다. 모든 제품에서 스프레이 분사 직후 입자 수 농도가 급격히 증가한 후,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4개 제품 모두 2 m 지점에 비해 0.3 m 지점에서의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
스프레이 분사 직후 1~2분 동안은 0.3 m 위치에서의 입자 수 농도가 2 m 위치보다 현저히 높았으나, 시간이 경과할수록 두 위치 간 농도 차이가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스프레이 분사 후 60분 동안의 평균 입자 수 농도를 비교한 결과, A 제품은 0.3 m에서 401개/cc, 2 m에서 356개/cc로 2 m 지점에서의 농도가 0.3 m 지점 대비 약 89% 수준이었다. B 제품은 0.3 m에서 2,187개/cc, 2 m 에서 1,924개/cc로, 2 m에서의 농도는 0.3 m 대비 88% 수준이었다. C 제품의 경우 0.3 m에서 평균 854개/cc, 2 m에서 평균 755개/cc로 2 m 지점에서의 농도는 0.3 m 대비 88% 수준이었다. D 제품의 경우, 0.3 m에서 평균 970개/cc, 2 m에서 평균 780개/cc로, 2 m 지점에서의 농도는 0.3 m 대비 약 80% 수준이었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하면, 스프레이 분사 위치에서 2 m 떨어진 지점에서도 농도 차이는 존재하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분사 직후 최고 농도는 D 제품에서 4,366개/cc 로 가장 높았으며, 그다음으로 B 제품, C 제품, A 제품 순이었다. 60분 동안의 평균 농도는 B 제품이 가장 높았으며, 그다음으로 D 제품, C 제품, A 제품 순으로 나타났다.
4. 고 찰
4.1 생활화학제품 사용에 따른 유해 VOCs 노출
생활화학제품 노출로 인한 건강영향 우려가 증가하고 있고 이로 인해 흡입 노출평가 등 관련한 연구가 필요하다(Yoon et al., 2022). 일부 생활화학제품은 석유계 유기용제를 주요 성분으로 하고 있고, 유기용제에는 벤젠 등의 유해물질이 불순물로 미량 함유되어 있을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시중에서 판매량에 높은 차량용 스티커‧타르 제거제와 면도기 세정제 및 벤젠 함유가 표기되어 있는 의류 얼룩 세정제를 실제 사용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모의실험을 하였다. 우리나라 환경 부고시 안전확인대상생활화학제품 지정 및 안전·표시 기준에 따르면, 본 연구 대상인 제거제의 벤젠 함량 기준인 30 mg/kg(섬유 얼룩제거제는 5 mg/kg)으로 제품 중 벤젠 함량이 기준치 미만이면 제품 용기에 벤젠 등 유해 VOCs 함유유무를 표기할 의무가 발생하지 않아, 소비자는 무방비로 유해 VOCs에 노출될 수 있는 실정이다. 본 연구에서도 4개 제품 중 벤젠 함유 여부가 명시된 제품은 1개에 불과하였으며, 나머지 제품은 석유 정제물 또는 용제 함유로만 표기되어 있었다. 특히, 벤젠 함유가 표기되지 않은 A 및 B 제품 사용 시 오히려 공기 중 벤젠 농도가 더 높게 나타났으며, 폼알데하이드, 1,3-부타디엔, 아크롤레인 등 기타 유해물질도 함께 검출되었다. 이는 해당 성분들이 제품 원액에 실제로 함유되어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되며, 벤젠 함유가 명시된 D 제품보다 A, B 제품에 벤젠이 더 높은 농도로 포함되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Kim et al. (2024)의 연구에 따르면, 75종의 생활화학제품 원액을 분석한 결과 6개 제품(8%)에서 벤젠이 검출되었으며, 이외에도 노말헥산, 톨루엔, 에틸벤젠, 아이소프로필벤젠, 헵탄, 메틸사이클로헥산 등 휘발성과 독성이 높은 물질들이 다수 확인되었다.
따라서 제품 용기에 표기된 정보만으로는 유해 VOC의 함유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사용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본 연구는 일부 제품만을 대상으로 밀폐된 실내환경에서 많은 양을 분사한 모의실험이라는 제한점이 있으므로 해석에 주의가 요구된다. 제품 간 차이, 개방된 공간이나 기류가 존재하는 환경, 분사량이 다른 경우에는 본 연구에서 나타난 농도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PTR ToF MS는 환경부에서 규정한 VOCs 평가 방법이 아니므로, 실내공기질 관리기준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없다. 그러므로 향후에는 제품 원액 성분에 대한 정량적 분석뿐만 아니라, 분사 후 공기 중 농도 변화, 공정시험법에 따른 분석, 제품 사용량에 따른 비교평가 등 보다 정교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4.2 즉각적인 공기 오염 및 장기적 영향
분사 직후 VOCs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며, 일부 성분은 수 시간 이상 농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3-부타디엔, 벤젠, 폼알데하이드, 아크롤레인 등의 경우 인체 건강에 유해한 물질로, 반복적인 노출 시 장기적인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폼알데하이드와 아크롤레인은 분사 후에도 장시간 농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실내 환기가 부족할 경우에는 실내 공기질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4.3 공기청정기에 의한 VOCs 저감
본 연구에서 HEPA, 활성탄, 제올라이트 필터가 장착된 공기청정기 가동 중에는 VOCs 농도가 7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Lee et al. (2005)의 연구에 따르면 도장 공정내 활성탄-TiO2 광촉매 복합시스템 적용으로 VOCs 제거효율 약 63.0~100%이라고 하였고, Woo et al. (2023)도 접착제 취급 작업장에서 이산화티타늄 코팅된 필터가 장착된 공기청정기 사용시 VOCs 제거효율이 26.9~69.0%라고 하였다. 따라서 실내 환경에서 생활화학제품 사용 시에도 공기청정기의 사용이 일정 수준의 저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본 연구는 단일 제품을 대상으로 한 제한된 조건에서 수행된 실험 결과이므로, 이를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향후 다양한 제품과 조건을 고려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한편, 본 연구에서 공기청정기 가동 시 순간적인 최고 농도가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는 공기청정기 인근에서 발생한 강한 기류로 인해 다량의 스프레이 원액이 일시적으로 계측기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4.4 에어로졸 입자의 실내 확산
실험 결과, 스프레이 분사 위치에서 2 m 떨어진 거리에서도 60분 평균 농도가 분사 위치 대비 88% 수준으 로 나타났다. 이는 크기가 큰 물방울 형태로 비산되는 트리거 형태의 제품과 달리 압축가스로 미세먼지 형태로 비산되는 스프레이 제품이기 때문에 확산이 용이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는 Park et al. (2017)의 연구 결과, 본 연구 제품과 같은 압축 스프레이 제품이 펌프형(트리거) 스프레이보다 더 작은 입자를 생성하여 더 넓은 범위로 확산되고, 그로 인해 흡입 노출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과 일치한다. 다만, 본 연구는 0.3 m 와 2 m의 두 지점에서만 측정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향후 다양한 거리 조건과 더 많은 제품을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제품별로 에어로졸 입자 농도에 차이가 나타났으며, Park et al. (2017)은 제품에 따라 용매 조성의 차이 등으로 인해 생성되는 입자 크기 분포가 달라지고, 이는 공간 내 입자 농도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이러한 차이는 용매 조성, 휘발성의 차이, 제품별 분사 노즐 구조의 미세한 차이 등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되나, 구체적인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지는 못하였다. 이에 따라 향후 제품의 원액 성분 분석 등을 포함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4.5 생활화학제품 내 유해 VOCs 함량 기준
환경부고시 제2024-139호 안전확인대상생활화학 제품 지정 및 안전·표시기준에서는 폼알데하이드, 벤젠, 수산화나트륨 또는 수산화칼륨, 메틸피롤리디논, 1,3-부타디엔에 대해 제품 내 함량 기준을 각각 60 mg/ kg 이하, 30 mg/kg 이하, 5% 미만, 1,000 mg/kg 이하, 1,000 mg/kg 이하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기준에 적합한 경우에는 해당 물질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제품 용기에 표시 의무가 발생하지 않아 소비자가 제품 사용시 이들 물질에 노출됨에도 불구하고 인지하지 못한 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아크롤레인 등의 물질은 유해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준이 없어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에는 규제 항목의 확대와 공기 중 노출을 반영한 제품 내 함량 기준에 관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본 연구와 같이 벤젠 등 유해 VOCs가 함유된 제품을 사용할 경우, 사용 후 환기 및 마스크 착용 등 보호 조치에 대한 소비자 대상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4.6 PTR ToF MS를 이용한 현장 VOCs 평가
기존의 고체흡착관에 의한 VOCs 평가는 시간가중 평균농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PTR ToF MS를 사용해 실시간 초단위의 VOCs 농도 변화를 평가하였다는데 의의가 있다. 본 연구 결과는 향후 생활화학제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활환경과 이벤트 상황에서 VOCs의 농도 변화를 평가하는 연구에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PTR ToF MS는 부피가 크고 측정 전 진공 상태에 도달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어, 인체 개인 노출 평가 보다는 특정 환경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더 적합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는 생활화학제품 사용으로 인한 실내 공기질 변화 및 노출 위험성을 실시간으로 평가하였으며, 향후 실내 공기질 개선을 위한 정책적, 기술적 대응 방향을 마련하는 데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
한편, 본 연구 결과와 다르게 벤젠이 1% 미만 함유된 나프타, 톨루엔, 헥산을 세척제로 사용하는 19개 업체에서 작업환경측정을 실시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공기 중 시료에서는 벤젠이 모두 불검출된 것으로 나타나 본 연구 결과와 차이를 보였는데(OSHRI, 2020) 이는 본 연구는 감도가 우수한 PTR ToF MS를 사용해 실시간으로 측정한 결과이지만, 위 연구는 공정시험법에 의한 시간 가중평균 농도를 평가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또한 압축 가스 방식의 생활화학 스프레이 제품과 산업현장에 서는 주로 에어리스 방식의 세척건을 사용하면서 작업 방법, 작업 특성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는 생활화학제품 중 스프레이 세정 제품 4개를 대상으로 평가하였다. 세정제 이외에도 도색제, 살균제, 코팅제 등 다양한 생활화학제품이 시판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세정제 이외의 생활화학 제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고, 실제로 생활화학제품을 사용하는 가정환경, 카센타 등의 작업환경에서 노출평가 연구도 필요하다. 또한 스프레이 분사량과 실내환경 조건에 따라서 본 연구에서 얻은 결과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향후 보다 정밀한 실험 조건에서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5.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스프레이 형태의 일부 생활화학제품 사용이 실내 공기 중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및 에어로졸 입자 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실시간으로 평가하였다. 연구 결과, 모든 제품에서 분사 직후 VOCs 농도가 급격히 증가했으며, 일부 유해 물질(벤젠, 1,3-부타디엔, 폼알데하이드, 아크롤레인 등)은 분사 후 긴 시간 동안 농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인체 독성이 높은 벤젠과 아크롤레인의 검출이 확인되었다.
공기청정기 사용은 실내 VOCs 농도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었으며, 에어로졸 입자의 경우, 스프레이 분사 위치에서 2 m 떨어진 거리에서도 80~90% 수준의 농도가 확인되어, 스프레이 제품에서 발생한 에어로졸 입자가 실내에서 널리 확산됨을 시사한다.
현재 국내 생활화학제품의 규제 기준은 주로 제품 원액의 유해화학물질 함량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기준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에는 해당 물질의 함유 유무나 함량을 표시할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규제 체계는 제품 사용 후 공기 중으로 방 출되는 유해물질에 의한 사용자의 흡입 노출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석유계 물질을 포함한 제품에 대한 보다 엄격한 규제와 생활 화학제품의 실내 공기 중 노출 수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