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국내의 경우 2009년 기존 매체 중심의 환경관리에서 수용체(Receptor) 중심의 환경관리로의 전환을 위해 환경보건법이 시행되었다. 이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인체 건강 보호 및 생태계 보전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현재까지 수용체의 유해오염물질에 대한 노출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환경관리 기준들을 제정하고, 이의 준수를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 왔다. 특히, 다양한 수용체 중에서도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면역체계가 미성숙하고, 체중 대비 흡입 및 섭취량이 많으며, 손-입 행동(Hand to mouth behavior)과 같은 독특한 행동 특성을 보여 유해 물질에 대한 노출과 민감도가 매우 높은 대표적인 환경오염 취약계층(Vulnerable Groups, VGs)으로 간주되며, 이를 고려한 다양한 환경관리기준이 제정 및 시행 되고 있다(Song and Lee, 2018;Choe, 2019). 그러나 경제 성장 및 생활환경의 변화에 따라, 기존 환경관리 기준의 타당성에 대한 재검토와 재설정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중금속은 미량으로도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대표적인 유해물질로, 납(Pb), 카드뮴(Cd), 수은(Hg) 및 6가크롬(Cr(VI)) 등의 노출은 신경계 발달 저해, 신장 손상, 행동장애 등을 초래할 수 있음이 다수의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특히 납의 경우, 어린이의 IQ 저하, 주의력결핍/과잉행동 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 등과의 관련성이 국제적으로도 반복 검증되어 왔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와 미국 환경보호청(United State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US EPA) 등 주요 국제기구는 어린이의 중금속 노출을 줄이기 위한 선제적 기준 설정과 정책 마련을 강조하고 있다(Martuzzi and Tickner, 2004;Gavidia et al., 2011;Frumkin, 2016).
우리나라도 ⸢어린이활동공간에 대한 환경안전관리 기준⸥(⸢환경보건법 시행규칙⸥ [별표 4의2])을 통해 도료, 마감재, 벽지 등에 함유된 특정 중금속에 대해 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특히 2021년 7월에는 납, 카드뮴, 수은, 6가크롬의 4종의 유해 중금속에 대한 기준 중 납에 대한 개별 함량 기준이 0.06% (600 ppm)에서 0.009% (90 ppm)으로 강화되었으며, 이는 어린이 환경보건 정책의 개선 방향을 반영한 조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강화된 중금속 외의 중금속에 대해서는 여전히 설정 기준이 보완되지 않았으며, 기존 기준이 과거 설정 이후 재검토되지 않아 과학적 타당성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도료, 접착제, 바닥재 및 벽지 등 어린이활동공간 내 다양한 노출 매체에서 중금속이 검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Park et al., 2017;Yoon et al., 2024), 이들에 대한 일관된 기준 설정 및 관리체계는 미흡한 실정이다. 특히 어린이집, 유치원 및 놀이시설 등에서 사용되는 마감재 및 내장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중금속이 용출되거나 분진 형태로 전환되어 흡입 또는 섭취를 통해 체내에 유입될 수 있어, 어린이에 대한 위해성이 더욱 증대될 수 있다(Akindele and Joseph, 2024).
이에 본 연구는 어린이 활동공간 내 환경유해인자의 주요 노출 매체로 알려진 벽지, 바닥재, 마감재 및 도료 등에 포함된 중금속에 관한 현행법적 기준의 타당성 및 개선(안)의 필요성 검토를 위한 연구의 일환으로, 국내· 외의 어린이 활동공간을 포함한 일반적인 실내 공간에서 노출될 수 있는 매체의 중금속 기준 현황을 검토하였다. 본 연구는 향후 어린이의 건강보호를 위한 환경 안전관리 정책 수립 및 개정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2. 국내·외 중금속 규제 현황
환경유해인자(Environmental hazardous materials) 는 다양한 국가 및 노출 환경에 따라, 법률, 명령, 조례 및 규칙 등의 규제 도구(Regulatory instruments)를 통해 관리되고 있으며, 이러한 도구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수단(Legally binding)과 비구속적 수단(Non-legally binding)으로 나뉜다. 특히 도료, 마감재 등에 포함될 수 있는 납, 카드뮴, 수은 및 6가크롬과 같은 유해 중금속은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국내·외에서 사용 제한 또는 함량 기준을 설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환경기준의 설정은 독성학적 연구, 역학조사 및 위해성 평가 등 수용체의 위해 발현 가능성을 바탕으로 설정되며, 비용-편익 분석(Cost-benefit analysis)과 환경 공학적 측면에서의 분석 및 저감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고려한 사회·경제적 측면에서의 적용 타당성 검토를 통해 최종적으로 환경안전관리기준으로 설정하고 있다(Krzyzanowski and Cohen, 2008;Lee, 2019). 그러나 도료 및 마감재료의 경우 실제로 기준 설정의 배경이 되는 과학적 근거가 구체적으로 명시된 사례는 극히 소수이며, 특히 노출(Exposure)과 건강영향(Health effects) 간의 인과성(Causality)을 정량적으로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국과 집단은 가능한 과학적 근거를 반영하여 합리적인 수준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 범위와 강도는 국가별 정책 목적과 환경기준 설정 체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도료 및 마감재 내 중금속 함량에 대한 국내·외 규제 현황을 제도적, 합리적 측면에서 비교하고, 그 기준 설정의 배경과 특징을 고찰하고자 한다.
2.1 국내 중금속 규제 현황
국내에서는 어린이의 환경유해인자 노출로 인한 건강상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환경보건법⸥에 따라 어린이활동공간의 개념을 정의하고 있다. ‘어린이활동 공간’이란 어린이가 주로 활동하거나 머무는 공간을 의미하며, 환경보건법 시행규칙에 따라 어린이집, 유치원 및 초등학교 교실을 포함한 총 7개 유형의 공간이 이에 해당한다. 관련 시설의 실내 공간뿐 아니라 일부 실외 놀이 공간도 관리 대상에 포함된다(Table 1).
이러한 어린이활동공간에 대한 유해인자의 환경관리기준은 ⸢환경보건법⸥ 제23조에 근거하여 시행되는 ⸢환경보건법 시행령⸥ 제16조[어린이활동공간에 대한 환경안전관리기준]에 따라 이루어진다. 본 기준은 어린이가 장시간 체류하거나 손이 자주 닿는 공간에서 사용하는 자재 및 구성요소로부터의 유해인자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도료, 벽지, 바닥재, 바닥매트 및 모래 등 다양한 매질을 대상으로 관리하고 있다. 관리 대상 물질 또한 유해 중금속(납, 카드뮴, 수은 및 6 가크롬) 뿐만 아니라, 폼알데하이드(Formaldehyde), 총 휘발성유기화합물(Total Volatile Organic Compounds, TVOCs)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관리체계를 갖추고 있다(Table 2).
이 중 도료 및 마감재료에 대한 기준은 납, 카드뮴, 수은 및 6가크롬의 합은 총함량으로 1,000 mg/kg 이하로, 납은 함량으로 90 mg/kg 이하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 기준은 어린이활동공간 내 유해 중금속의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작용하고 있다. 이 중 납 함량의 경우 2021년 7월 개정을 통해 기존 600 mg/kg에 서 90 mg/kg으로의 강화가 적용된 수치이다. 한편, 환경표지 인증기준은 도료 및 마감재료에 대하여 유사한 함량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페인트(EL241:2022), 벽지(EL242:2023), 벽 및 천장 마감재(EL248:2023), 장식용 합성수지 시트(EL252:2023)는 모두 어린이활동 공간에 대한 환경안전관리기준과 동일한 중금속 기준 농도를 제시하고 있으며(ME, 2022;ME, 2023a;ME, 2023b;ME, 2023c), 접착제(EL251:2023)의 경우, 총함량은 동일하되, 납의 경우 600 mg/kg으로 완화된 기준 농도를 제시하고 있다(ME, 2023d). 다만 이러한 환경 표지 기준은 법적 구속력을 가진 규제가 아니라, 친환경 제품의 유통 및 소비를 장려하기 위한 자율적인 인증제도로 운영된다.
이러한 방식은 총함량 기준 자체가 갖는 구조적 한계에 대한 지적도 존재한다. 카드뮴, 수은 및 6가크롬과 같은 중금속이 일부 고농도로 포함되어 있더라도, 납의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측정될 경우 중금속 총함량이 1,000 mg/kg 이하로 유지되어 법적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러한 규제 방식은 실제로 특정 중금속의 과다 함유를 놓칠 수 있으며, 개별 물질의 특성과 건강영향에 대한 관리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Park and Koo (2012)에 따르면, 4종 유해 중금속 총량 기준을 사용함으로서, 행정적 및 운영·관리적 측면에서 낭비와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여, ⸢품질경영 및 공산품 안전관리법⸥에서 채택하고 있는 것처럼, 중금속 각각에 대해 개별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고 보고한 바 있으며, 환경부 역시, 새로운 환경유해인자와 기존 중금속 총함량의 개별 함량으로의 개선이 되어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ME, 2017). 이와 같은 환경유해인자의 개별 기준 제시에 관한 요구는 기존 총함량 기준의 한계에 대한 보완 시도로 이해될 수 있으며, 특정 중금속 노출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고려하는 방향으로의 제도적 전환을 시사한다.
2.2 국외 중금속 규제 현황
도료 및 마감재료에 포함된 유해 중금속에 대한 규제는 각국의 법률 및 기술 표준에 따라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납과 카드뮴을 중심으로 일부 국가는 수은, 6가크롬 및 그 외 중금속에 대한 개별 기준을 설정하거나 사실상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반면, 캐나다 등 소수 국가만이 중금속의 총합 기준을 법적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대부분 각 물질별로 독립된 규제 기준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미국,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 WHO 및 그 외 국가의 규제 체계를 중심으로, 어린이활동공간 내에서 사용될 수 있는 도료 및 마감재료를 포함한 다양한 매체에 대하여 중금속의 총합 기준 및 개별 기준의 적용 여부를 구분하여 조사 및 고찰하였다.
2.2.1. 미국
미국은 납의 규제에 대하여 일찍이 매우 강화된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특히 납에 대하여는 1970년대 후반 납 페인트로 인한 어린이 중독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어 규제 강화에 대한 발판이 되었다. 1977년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onsumer Product Safety Commission, CPSC)는 “Ban of lead-containing paint and certain consumer products bearing leadcontaining paint, 16 CFR Part 1303/연방 규정”의 제정을 통해 1978년부터 0.06% (600 ppm)을 초과하는 납을 함유하는 페인트의 판매를 전면 금지하였으며, 2009년 소비자제품안전개선법(Consumer Product Safety Improvement Act, CPSIA)의 개정을 통해 어린이 제품, 페인트 및 표면 코팅 제품의 총 납 함량을 0.009% (90 ppm)으로 강화하였다(CPSC, 2009). 역학연구에 따르면, 어린이 혈중 납 농도 10 μg/dL 이하인 경우에 도 IQ 저하와 같은 신경발달 장애가 관찰될 수 있으며, 미국 국립 독성학 프로그램과 미국 소아과 학회에 따르면 5 μg/dL 이하의 낮은 농도에도 어린이 및 성인 모두에게 건강에 유해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존재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NTP, 2012;Lanphear et al., 2016). 이에 “혈액 내 납의 확인된 임계 값이나 안전 수준은 없다”는 결론이 국제적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으며, 미국은 이러한 과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선제적으로 납에 대한 규제를 강화 및 조치해 왔다 (Lanphear et al., 2016).
미국에서 도료 및 마감재료 내 카드뮴, 수은 및 6가 크롬을 직접적으로 규제하고 있는 연방법이나 연방 규정은 없다. 그러나, 이들 물질은 다른 소비재나 산업용 제품군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수은 의 경우, 1989년 미시간주에서 수은 함유 페인트를 실내에 대량 도장한 후 한 가정의 어린이가 수은 중독(acrodynia)에 걸린 사례를 계기로, US EPA는 1990년 8월 20일 이후 실내용 수용성 라텍스 페인트에 수은을 함유한 화합물은 사용이 불가능함을 밝혔다(Agocs et al., 1990;CDC, 1990). 또한 1997년 US EPA의 “Mercury Study Report to Congress“에 따르면 전반적인 산업에서 수은 첨가제를 대체 및 점진적 퇴출을 권고하였다(US EPA, 1997). 카드뮴과 6가크롬의 경우, 캘리포니아 환경보호청(California Office of Environmental Health Hazard Assessment, OEHHA) 의 Proposition 65에 의해 해당 물질이 일정 수준 이상 첨가된 제품에는 경고문구를 부착하게 되어 있으며 (OEHHA, 2025), 직업안전건강관리청(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Administration, OSHA)은, 29 CFR 1910, 1027 및 29 CFR 1910, 1026에 의해 작업자가 근무환경 대기 중 카드뮴과 6가크롬에 대한 작업환경기준(Threshold Limit Value-Time Weighted Average, TLV-TWA)은 각 물질이 5 μg/m3를 초과 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다(OSHA, 2006;OSHA, 2010). 이러한 방식은 개별 물질의 독성에 따른 차등적 위해관리 체계라는 점에서 국내 기준과 구조적 차이를 보인다.
2.2.2. EU
EU는 도료, 마감재료 및 플라스틱류를 포함한 다양한 소비재 및 산업재 제품군에 대하여 납, 카드뮴, 수은 및 6가크롬의 노출 가능성을 고려하여 엄격한 개별 함량 기준 체계를 채택하고 있으며, 이는 유럽의 신화학 물질관리제도(Registration, Evaluation, Authorization and Restriction of Chemicals, REACH)를 중심으로 구체화되어 있다. 해당 제도는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EU 조례(Regulation)로서, 모든 회원국에 직접적으로 적용된다. 이러한 제도는 도료류 외에도 건축자재, 포장재, 전기전자제품 등 광범위한 제품 범주에 걸쳐 적용되며, 개별 물질에 대한 사전 승인(Authorisation), 사용 제한(Restriction) 및 사용 금지(Prohibition)로의 기준을 명문화하고 있다.
EU는 1980년대부터 일반 소비자용 도료에 납화합물 안료의 사용을 제한하였다. 이후 ⸢Council Directive 89/677/EEC⸥에 따라, 백납(Lead carbonate), 황산납(Lead sulfate) 등의 납화합물 안료는 일반 페인트 제조에 사용이 전면 금지되었으며, 납의 ‘기술적으로 달성 가능한 최소 농도’를 90 mg/kg 이하로 권고하고 있다. 또한, ⸢Commission Regulation (EU) No. 494/2011⸥을 통해 카드뮴의 최대 함량을 0.01% (100 mg/kg)으로 제한하였으며, 이후 ⸢REACH Annex XVII Entry 23⸥ 의 개정을 통해 건축용 도료(HS 3208, 3209 포함) 전반에 적용하였다. 단, 아연 함량이 10%를 초과하는 특수 방청 도료의 경우에 한하여 카드뮴 0.1% 이하 사용이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뿐만 아니라, ⸢Commission Regulation (EU) No. 848/2012⸥를 통해 페닐수은계 화합물(Phenylmercury compounds)의 도료에 첨가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였으며, 해당 규정에 따라 2017년 이후 수은 개별 함량이 0.01% (100 mg/kg)를 초과하는 모든 도료의 제조, 수입 및 유통이 금지되었다. 추가적으로, EU는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EU 에코라벨(EU Ecolabel) 체계를 통해 중금속 함량 기준을 보완하고 있다. ⸢Commission Decision 2014/312/EU⸥, ⸢Commission Decision 2017/176/EU⸥에 따르면 시판되는 실내용 바닥재, 페인트 및 바니쉬에 대하여 납을 포함한 수은, 카드뮴 및 6가크롬에 대한 개별 농도를 모두 0.01% (100 mg/kg)으로 제한하고 있으며(EC, 2017), 이는 소비자 친환경 선택 유도 차원에서 실질적인 시장 규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2.2.3. 그 외 국가
미국 및 EU 이외의 선진국에서도 도료 및 마감재료 내 중금속에 대한 개별 함량 기준이 법령 및 인증제도를 통해 엄격히 설정되어 있다. 캐나다는 ⸢Regulations Amending Certain Regulations Made Under the Canada Consumer Product Safety Act (Surface Coating Materials): SOR/2022-122⸥에 따라, 가정용 가구의 표면 코팅제 및 어린이 제품에 대해 납(Pb) 0.009% (90 ppm), 수은(Hg) 0.001% (10 ppm)의 개별 함량 기준을 명시하고 있다. 해당 기준은 “의도적으로 첨가되지 않은, 공정상 제거할 수 없는 최소 농도(minimum levels not practically removable during manufacturing)”로 정의되며, 의도적인 중금속 첨가를 방지할 수 있는 실효적 조치로 평가된다. 네덜란드는 ⸢Cadmium Decree 1999 (Chemical Substance Act)⸥ (Cadmiumbesluit Wms 1999)를 통해 플라스틱, 도료, 페인트, 염료에 포함된 카드뮴(Cd)의 개별 함량을 0.01% (100 ppm) 이하로 제한하고 있으며, 덴마크 또한 ⸢Statutory Order No. 11299 (1992)⸥에 따라 착색제 및 플라스틱 안정제에 대한 카드뮴 농도를 0.0075% (75 ppm) 이하로 규정하여 제조·판매를 제한하고 있다. 태국은 ⸢The Royal Decree for the standard of industrial goods: alkyd gloss enamel, B.E. 2559 (2016)⸥에 의거하여, 주거용 및 산업용 건물, 공공시설에 사용되는 페인트에 대하여 납, 카드뮴 및 수은의 함량을 개별 함량으로 각 0.01% (100 ppm)으로, 6가크롬의 함량을 0.1% (1,000 ppm)으로 제한하고 있다(DEPA, 1992;GON, 1999;Government of Thailand, 2016;GOC, 2022).
독일과 일본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실질적 영향력을 가지는 환경표지 기준을 통해 유해 중금속에 대한 더욱 엄격한 기준을 자발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독일의 Blue Angel (Der Blaue Engel) 인증은 ⸢DE-UZ 128: The Blue Angel for Low-Emission Textile Floor Coverings⸥ 기준을 통해 직물 바닥재 내 납, 카드뮴, 수은 및 6가크롬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으며(UBA, 2020), 일본의 Eco-Mark는 ⸢Building Products Version 2.19⸥, ⸢Paints Version 2.7⸥를 통해 도료, 목재 마감재, 보드류에 포함된 고위해 중금속의 사용을 원칙적으로 전면 금지하고 있다(JAE, 2022;JAE 2025). 이들 기준은 EU 에코라벨이나 한국의 환경표지 인증제도와 유사하게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제품 생산자와 소비자 간 친환경 인식을 촉진하는 실질적 도구로 기능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국가에서 중금속에 대한 규제 수단으로 법적 기준과 자율인증제도를 병행하여 운영하고 있다. 납, 카드뮴, 수은 및 6가크롬은 국가에서 정량 기준에 따라 법적 규제와 자발적 환경인증 기준에 의해 관리되고 있으며, 이는 향후 국내 제도 개선 방향 설정에 있어 유의미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3. 선제적 기준 관리의 필요성 및 시사점
환경유해인자에 대한 관리방식은 전통적으로 노출이 확인된 이후 대응하는 사후적 대응 체계(Post-hoc response)에 근간을 두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사전예 방적 조치(Precautionary action) 및 선제적 기준 설정(Proactive threshold setting)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Kim et al., 2015). 이는 유해인자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대부분 장기적이고 비가역적이라는 특성에 기인하며, 특히 어린이와 같이 취약계층을 수용체로 두는 공간에서는 저농도 장기 노출에 의한 잠재적 위해성까지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이에 미국, EU 등에서는 특정 유해인자에 대한 “노출량을 가능한 한 최소화 (As Low As Reasonably Achievable, ALARA)”하는 원칙을 중심으로 선제적 규제 기준을 도입해 오고 있다 (EFSA, 2005;EC, 2009) .
선제적 기준 관리의 핵심은 ‘현재 검출되지 않더라도’, ‘노출 가능성이 존재하거나’, ‘과학적 위해성이 예측되는 물질’에 대해 우선적으로 기준을 설정하거나 사용을 제한하는 데 있다(Grandjean and Landrigan, 2014). 이러한 접근은 단순한 허용치 설정을 넘어, 인체와 환경에 대한 예측 기반 보호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Tickner et al., 1999). 예를 들어, 납의 경우 과거에는 600 ppm 수준이 기준으로 설정되었으나, 이후 선행 연구를 기반으로 하여 매우 낮은 농도에서도 인지능력 저하 및 행동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음이 확인되면서(Canfield et al., 2003;Lanphear et al., 2019), WHO, US EPA 및 캐나다는 “납에는 안전한 노출 수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바탕으로 납의 관리기준으로 90 ppm 이하의 기술적 기준을 권고하게 되었다(WHO, 2010;US EPA, 2014). 이는 잠재 위해 가능성이 존재한다면 기준을 선제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이 바람직함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Needleman, 2004;WHO, 2010). 특히 카드뮴, 수은 및 6가크롬과 같이 독성이 강하고, 독성에 대한 역학적 연구에 따른 배경이 견고하며, 일부에서는 환경 중 자연발생 농도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금속의 경우, “기술적으로 달성 가능한 최소치”를 기준으로 한 선제적 규제 방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EFSA, 2009;UNEP, 2010). 이를 위해서는 각 물질의 독성, 노출경로, 누적 가능성 등을 반영한 개별 기준의 단계적 도입이 요구되며, 환경보건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함과 동시에, 사회적으로도 보다 안정적인 예방 중심 환경관리 틀을 형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Tickner et al., 2003;WHO, 2017).
4.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어린이활동공간에서 사용되는 도료, 마감재, 벽지, 바닥재 등에 함유된 중금속의 규제 기준 현황을 검토하고, 국내 기준의 개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국내 ⸢환경보건법 시행규칙⸥ [별표 4의 2]는 어린이활동공간의 환경안전관리를 위해 납, 카드뮴, 수은 및 6가크롬에 대한 총함량 기준과 납의 개별 함량 기준을 규정하고 있으며, 2021년 7월 납에 대한 개별 함량 기준을 강화한 바 있으나, 납 외 중금속에 대해서는 여전히 과학적·제도적 관점에서의 배경과 근거를 기반으로 한 기준 설정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총 함량 기준은 개별 중금속의 독성 차이와 노출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또한, 어린이활동공간에 대한 환경안전관리기준 대상 물질의 주 수용체인 ‘어린이’ 의 특성을 고려하였을 때, 과학적 배경 및 기준은 국외에서 제시하고 있는 일반적인 실내 공간에서 노출될 수 있는 매체에 대한 기준보다 보수적으로 판단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된다.
국외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 EU 및 캐나다 등 주요 국가와 기관들은 각 중금속의 독성 정도와 노출 우려를 고려하여 개별 기준 설정을 중심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EU는 REACH 규정을 기반으로 한 사전 승인(Authorisation), 사용 제한(Restriction) 및 사용 금지(Prohibition)를 통해 중금속의 제품 내 사용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으며, EU Ecolabel 제도를 통해 비구속적 규제 또한 실질적 규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또한 90 ppm 이하의 납 기준을 도료에 적용하고 있으며, 수은에 대해서도 엄격한 기준과 제품별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비추어 볼 때, 수용체 중심을 기반으로 한 국내 어린이활동공간에 대한 환경안전관리기준 또한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의 개선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납 이외의 중금속인 카드뮴, 수은 및 6가크롬에 대한 개별 기준의 설정이 구축되길 기대한다. 이는 국제 기준과의 적합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특정 물질의 과다 함유를 방지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둘째, 국가 정부기관 및 관련부처에서 위해성 기반의 우선순위 설정을 통해 노출 가능성과 독성이 높은 물질부터 단계적으로 기준을 강화하는 선별적 접근 전략의 도입에 대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셋째, 중금속 기준에 역학연구의 결과와 같은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가이드라인(Guidelines)이 구축되길 기대한다.
본 연구는 현 환경보건법에서 정하고 있는 어린이활 동공간 내 도료 및 마감재료 등에 포함된 중금속에 관한 환경안전관리기준에 대한 타당성 및 개선(안)의 필요성을 검토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현재의 환경안전 관리기준은 설정 당시 측정·분석 및 저감 기술 수준, 국내 사회·경제적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설정된 최선의 기준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최근 국내 환경 기술의 발전과 사전예방적 접근 및 선제적 기준 설정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이러한 변화된 국내·외 환경규제 기조에 부합하는 어린이활동공간에 대한 새로운 환경 안전관리기존의 마련과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구축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