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하수관로는 가정용, 상업용 및 산업용 폐수를 수집· 이송하기 위해 중요한 도시 인프라 중 하나이나, 동시에 주요 악취 발생원이다. 하수 악취는 단순히 미관상의 불쾌함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환경적 문제로 확산되며, 특히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악취 민원, 법적 분쟁, 주거 만족도 저하 등의 문제를 유발한다(Zhou et al., 2023). 하수 악취는 만성적이고 반복적이며 국지적으로 집중되는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인근 지역 주민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욱 크다. 하수관 내 악취는 혐기성 조건에서의 미생물학적, 화학적, 물리적 과정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환원성 황화 합물(reduced sulfur compounds, RSCs)이 가장 쉽게 생성될 수 있다. 따라서, 하수 악취 관리는 환경공학 및 도시 위생 분야에서 가장 해결이 어려운 문제 중 하나이다(Toledo and Muñoz, 2025).
하수관 내 발생하는 주요 악취물질로 암모니아,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휘발성지방산(VFAs), RSCs가 알려져 있다. 이 중 황화수소는 높은 농도, 빈번한 발생, 그리고 극히 낮은 후각 인지 한계(olfactory threshold)로 인해 가장 대표적인 악취물질로 보고되고 있다(Qi et al., 2022). 여러 연구에서 하수의 용존산소가 이송 초기에 빠르게 소모되어 혐기성 조건이 형성되며, 황산염환 원세균(sulfate-reducing bacteria, SRB)이 황산염과 유기물을 이용해 황화수소를 생성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생성된 황화수소는 수중에 용해되거나 기상으로 휘발하며, 그 특유의 ‘썩은 달걀 냄새’는 0.5 ppb 수준에서도 인지될 만큼 후각에 민감하게 반응한다(Zhang et al., 2023). 또한, 메틸머캅탄(methyl mercaptan), 디메틸설파이드(dimethyl sulfide), 디메틸디설파이드(dimethyl disulfide)와 같은 기타 휘발성 유기황화합물 (volatile organic sulfide compounds, VOSCs)은 황화수소보다 발생농도는 낮지만 최소감지농도가 훨씬 더 낮아, 극미량 존재하더라도 악취 강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이러한 화학적 농도와 감각적 인식의 불일치는 악취 평가를 복잡하게 만들며, 정량적 분석과 후각 기반의 평가를 병행하여 평가해야 하는 악취분석의 복잡성을 유발한다(Yuan et al., 2023).
하수 악취로 인한 사회·환경적 파급효과는 전 세계 적으로 폭넓은 연구가 수행되는데 촉진제 역할을 하였다. 미생물 활성 모사 실험에서부터 도시 하수관망의 전규모 현장 모니터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었으며, 하수관 내 기체 성분의 시·공간적 변동성이 뚜렷하다는 점은 반복적으로 보고되었다. 예를 들어, 맨홀 내 황화수소 농도는 수천 ppb를 초과하기도 하며, 이는 대부분의 악취 규제 기준을 초과하는 수치이다(Zhang et al., 2023). 또한 악취의 방출은 하수의 유량 패턴, 낙차부의 난류, 온도에 따른 미생물 활성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보고되기도 했다(Matias et al., 2014). 이에 따라 질산염, 철, 알칼리 등의 화학적 첨가제 주입, 혐기 억제를 위한 공기 주입, 통기구에 활성탄이나 바이오필터 설치 등 다양한 제어기술이 시도되었다(de Falco et al., 2025). 그러나 이러한 방법들은 특정 조건에서만 효과적이며, 높은 유지비용과 지속적 운전 필요성 때문에 지속가능하지 않은 점이 중요한 문제점 으로 제기되어왔다.
한국에서는 하수도 악취의 관리를 위해 하수관내 황화수소 농도를 5단계의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ME, 2020a). 그러나 하수관 내 황화수소의 농도만으로 악취 등급을 분류하기에는 여러 한계가 존재한다. 우선, 하수도 악취에는 황화수소 외에도 다양한 악취물질이 상존한다. 이렇게 다양한 악취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특성을 고려할 때, 하수도의 악취도 악취방지법에서 규정하는 바와 같이 복합악취로 관리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국내 악취관리법에서는 하수도의 악취는 관리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악취의 농도를 측정하기 위한 측정위치나 방법에 대한 규정이 없다. 그러므로 하수도 악취를 해결하기 위해 실행한 정책이나, 방지기술의 적용 효과를 분석하는데 한계가 분명하다. 추가적으로 악취는 사람이 인식하여 발생하는 감각공해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하수도 악취는 관로 내부에 얼마나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지 보다 사람이 인식하고 어떻게 불쾌감을 야기하는지에 대한 평가가 더 중요하다 할 수 있다(Bierling et al., 2021). 그러므로 하수관로 내 존재하고 있는 황화수소 농도만으로 하수도 악취의 등급을 평가하는 것은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하수관로 내 악취가 외부로 유출되는 맨홀, 우수받이, 암거에서 악취를 분석하고, 주요 악취물질의 농도와 특성을 분석하였다. 또한, 맨홀 내부와 외부의 악취농도롤 분석함으로써 관내 악취가 외부로 유출되는 비율을 규명함으로써 관내 악취의 농도와 사람이 인식하는 악취와의 상관관계를 조사하였다. 그리고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하수도 악취관리 기준의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2. 연구 방법
2.1 조사대상지
본 연구에서는 하수관거 및 부대시설(맨홀, 우수받이, 암거)에서 발생하는 복합악취의 농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현장 시료를 채취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 대상 하수관로는 G시에 위치한 주택단지로 합류식 하수관이 설치되어 있고, 악취민원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구역을 대상으로 하였다. 대상지는 주변에 상업시설이 거의 없는 주거지역이었다. 대상지 내에 설치되어 있는 하수관의 맨홀, 우수받이에서 시료를 채취하였다. 추가적으로 하수관로 하류의 암거에서도 시료를 채취하여 분석하였다.
Fig. 1에 맨홀, 우수받이 및 암거의 시료채취 위치를 나타내었다. 맨홀과 우수받이의 시료는 G시 내에 단독 주택지역, 아파트지역, 빌라밀집에서 각각 1~2 지점씩 채취하였다. 암거는 G시 내에 배수분구별 하류에 위치하고 있는 암거 및 복개하천에 설치된 암거에서 시료를 채취하였다.
2.2 시료채취 및 분석방법
악취 농도 분석을 위한 시료 채취는 악취의 농도가 비교적 높게 발생하는 5월(Kim et al., 2020)에 채취하였다. 복합악취 농도 분석을 위한 시료는 테플론 재질의 호스를 맨홀, 우수받이, 암거 내부로 밀어넣고 음압채취기(AVS-550, Acen Co., Korea)를 이용하여 흡인시켜 폴리에스터 백에 채취하였다. 채취된 시료는 즉시 실험실로 이송하여 공기희석관능법에 의한 복합악취 농도 분석에 활용하였다.
공기희석관능법은 다음과 같은 절차를 통해 진행하였다. 먼저 무취공기제조장치를 이용하여 제조한 무취 공기를 자동희석장치를 이용하여 3, 10, 30, 100, 300 배로 단계별로 희석하여 시료주머니를 준비하였다. 그리고 5명의 악취판정요원에게 무취공기만을 담은 2개의 무취주머니와 시료희석주머니를 나누어 준 후 시료 희석주머니를 판별케하였다. 그리고 판정요원 중 정답을 맞힌 요원에게만 더 높은 희석비율로 제조한 시료에 대해 판정을 실시토록 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정답을 맞힌 판정요원이 1인 이하 일 때 평가를 중단하고 측정결과를 산정하였다. 무취로 판정된 시료희석배수의 바로 전단계의 시료희석배수를 해당시료의 희석배수로 판정하였다. 그리고, 전체 판정요원의 시료희석배수 중 최대값과 최소값을 제외한 나머지를 기하 평균하여 해당시료의 복합악취농도(D/T)로 산출하였다(NIER 2019).
맨홀 내부와 외부의 악취농도를 측정하고 측정치로부터 외부유출율을 분석하기 위해 맨홀 외부의 시료도 채취하여 분석하였다. 맨홀 외부의 시료는 맨홀뚜껑에서 약 2~3 cm 높이에 호스를 위치시키고, 음압채취기를 이용하여 폴리에스터 백에 채취하였다. 측정시간은 오전(9~10시), 오후(2~4시), 저녁(6~8시) 시간별로 동일 지점에서 채취하였다. 또한, 한 구간의 하수관로에서 가장 초기지점, 중간지점 및 간선관로로 연결되기 직전의 하부지점에서 시료를 채취하였다. 맨홀의 가스 유출율은 식 (1)을 이용하여 산정하였다.
악취방지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22개 악취물질의 분석을 위한 시료채취는 악취공정시험 기준을 준용하여 동일한 위치에서 채취한 후 실험실로 이송하여 분석하였다. 각 물질의 분석은 Table 1에 나타낸 바와 같이 물리·화학적 특성에 따라 기기 분석법을 적용하였다 (Pandey et al., 2016). 주요 측정기기는 가스크로마토그래프(GC-FPD, GC-NPD, GC/MS), 고성능액체크로마토그래프(HPLC), 및 자외선-가시광선 분광광도계(UV/ VIS spectrophotometer)였다.
GC-FPD (Flame Photometric Detector)는 황화합물의 정량에, GC-NPD (Nitrogen Phosphorus Detector)는 아민류의 분석에 활용하였다. 알데하이드류(acetaldehyde, propionaldehyde 등 )는 DNPH (2,4-dinitrophenylhydrazine) 유도체화 후 HPLC로 정량하였다. 또한 방향족 화합물(styrene, toluene, xylene 등)은 GC/MS (Mass Spectrometry)로 정량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하수도관로 내 악취특성
다양한 악취물질의 정량적 및 후각적 기여도를 평가하기 위해, 악취방지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22개 개별악취물질의 농도와 복합악취 농도를 조사하였다 (Table 2). 현행 하수관로의 악취는 악취관리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배출허용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하수관로 내 악취 농도의 정도를 분석하기 위해서 악취방지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배출구 기준과 비교하였다. 조사 결과 여러 악취물질의 평균 농도가 배출구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여 검출되어, 하수관에서 고농도의 악취가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다양한 악취물질 중에서도 환원성 황화합물(RSCs), 암모니아, 방향족 화합물이 빈번하게 검출되었다. 이 중 암모니아는 인분 및 농업 유출수 내 질소함유 유기물의 미생물 분해를 통해 생성되는 일반적인 화합물이다. 질소 순환 과정에서 단백질, 요소, 아미노산 등 다양한 질소화합물은 암모니아, 아질산염, 질산염 등의 형태로 전환될 수 있다(Kosgey et al., 2022). 그러나 하수관망 내에서는 산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아질산염이나 질산염으로의 전환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상류 구간에서 방류되는 하수에는 용존산소가 존재하지만, 몇 km 이내에서 완전히 고갈되어 혐기성 조건이 형성된다(Talaiekhozani et al., 2016). 그 결과, 암모니아가 주요 최종 생성물로 축적된다. 또한 암모니아는 낮은 증발온도를 가지므로 대기로 쉽게 휘발되어 악취를 유발한다.
황화수소는 황계열의 악취물질 발생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대표적인 물질이다. 황화수소 생성과 관련된 다양한 생물학적 반응은 황산염(sulfate)이나 황(elemental sulfur)이 황산염환원균(SRB, sulfate-reducing bacteria)에 의해 환원되면서 일어난다(Zhang et al., 2023). 주요 반응식은 식 (2)~(4)과 같다 (Talaiekhozani et al., 2016).
식 (2)에 따르면, 산성 조건에서도 수소가 생성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활하수 내 황산염의 농도는 10~60 mg-S/L 범위에 있으며, 양조장, 도축장, 화학 공장, 제지공장 등의 산업폐수는 황의 주요 공급원이다. 이러한 황 공급원과 미생물 활성으로 인해 황화수소는 자주 검출되며, 다른 악취물질보다 높은 농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Li et al., 2024). 휘발성 유기황화 합물(VOSCs, Volatile Organic Sulfur Compounds)은 황을 함유한 유기화합물로, 대기 중으로 쉽게 휘발하며 악취의 주요 원인물질이다. 대표적인 VOSCs로는 메틸머캅탄, 디메틸설파이드, 디메틸디설파이드, 이황화탄소 등이 있다. 황화수소 생성 경로와 달리, VOSCs는 황을 함유한 유기물이 혐기적으로 분해되면서 생성된다. 예를 들어, 음식물쓰레기나 분변 등에 존재하는 메티오닌(methionine)은 탈아민화(deamination) 및 탈메틸화(demethylation) 과정을 거쳐 메틸머캅탄과 디메틸설파이드 등으로 분해된다 (Talaiekhozani et al., 2016). 단백질 분해를 통한 메틸머캅탄 생성의 가능한 경로는 식 (5)에 제시되어 있다(Talaiekhozani et al., 2016). 생성된 메틸머캅탄과 디메틸설파이드는 각각 디메틸디설파이드(식 (6))와 디메틸트리설파이드로 전환될 수 있으며(Li et al., 2021), 또한 황화수소의 메틸화 반응을 통해 각각 메틸머캅탄과 디메틸설파이드가 재생성된다(Zhang et al., 2023;Li et al., 2024). 이처럼 반응 경로가 짧기 때문에 황화수소와 메틸머캅탄은 하수관 내에서 매우 쉽게 생성되며, 가장 빈번하게 검출되는 악취물질로 작용한다.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또한 유기물의 미생물 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물질로, 일부는 산업지역에서 직접 배출되기도 한다. Pandey et al. (2016)에 따르면, 하수관에서 주요 악취물질로는 프로피온산(propionic acid), 부티르산(butyric acid), 아이소발레르산(isovaleric acid), 페놀(phenol) 등 휘발성지방산(VFAs)과 VOSCs, 암모니아가 포함된다. 그러나 VOC의 검출 농도는 매우 낮으며, 일반적으로 수 μg/L 이하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VOC가 VOSCs나 암모니아에 비해 훨씬 높은 휘발성을 가지므로, 대기 중으로 빠르게 방출되어 하수 내에는 미량만 잔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VOC의 검출 빈도, 농도, 주요 성분은 지역, 국가, 계절, 시간 등에 따라 매우 민감하게 변동된다.
황화수소는 평균 1,133 ppbv, 최대 13,709 ppbv로 가장 높은 농도를 나타내어 주요 악취물질임이 확인되었다. 메틸머캅탄과 디메틸설파이드 또한 평균적으로 수백 ppbv 수준으로 검출되었으며, 최대치는 2,000~ 5,000 ppbv 범위에 이르렀다. 반면, 알데하이드류, 방향족 화합물, 케톤류는 수십 ppbv 이하의 낮은 농도로 검출되어, 전체 악취 배출에 대한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미미하였다. 주요 지점의 악취농도 분석 결과, 악취 물질의 농도 및 복합악취 농도의 변동폭이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불균일한 공간적 분포는 모든 위치에서 악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러한 변동성은 악취 저감 대책을 설계할 때 단순한 평균값에 의존하기보다, 극한 농도와 발생 빈도 분포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복합악취의 농도는 평균 253.3, 최대 1,442배로 매우 넓은 범위의 수치를 나타내었다. 전체적으로 황화수소와 메틸머캅탄의 농도가 높을수록 희석배수의 값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그 관계가 항상 비례하지는 않았다. 메틸머캅탄과 디메틸디설파이드는 극히 낮은 역치(odor threshold)를 가지므로, 미량농도에서도 불균형적으로 높은 복합악취 농도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았다(Kudryavtsev et al., 2014). 반면, 암모니아나 알데하이드류는 상대적으로 높은 농도임에도 불구하고 후각적으로는 큰 악취 강도를 나타내지 않았다. 이러한 불일치는 하수관 악취 평가 시 단순한 화학적 농도뿐만 아니라 인간의 후각적 인지 특성을 함께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화수소는 모든 조사 지점에서 높은 농도로 지속적으로 검출되었으며, 높은 복합악취 농도와 강한 상관성을 보였다.
3.2 관로 내 악취의 외부누출율
하수관로 내 악취는 맨홀 등을 통해 외부로 유출되어 사람이 후각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따라서, 하수관로 내에 고동도의 악취가 발생하더라도 외부로 유출되는 양이 적으면 악취로 인한 문제 발생을 야기하지 않는다. 이에 하수관로 내부의 악취가 맨홀을 통해 확산되는 비율을 측정하여 외부유출율을 산정하였다. Fig. 2는 맨홀 내부와 외부의 복합악취 농도를 측정한 결과를 보여준다. 하류 구간으로 갈수록 악취 농도가 현저히 증가하였다. 특히 맨홀 내부의 복합악취 농도가 상류 대비 약 10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하류의 아침 및 저녁 시간대에는 600~700배 이상의 매우 높은 악취농도가 검출되었는데, 이는 하수 내 유기물의 축적과 혐기성 분해가 가장 활발히 일어나는 구간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경향은 하류부로 갈수록 체류시간이 증가하고 산소 공급이 제한되어 황화수소, 메틸머캅탄 등 환원성 악취물질의 생성이 촉진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면 상류 구간에서는 상대적으로 짧은 체류시간과 높은 난류로 인해 혐기 조건이 덜 형성되어, 낮은 취기의 악취가 검출되었다.
시간대별로 보면, 아침과 저녁 시간대의 악취 농도가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하수 유량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아침 시간대에는 생활하수가 집중적으로 유입되며 하류부의 혐기성 조건을 강화시키고, 저녁에는 낮 동안 발생한 가스가 체류·축적되었다가 외부로 확산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한편, 맨홀 외부의 악취 농도 또한 하류로 갈수록 뚜렷한 증가 경향을 보였으며, 내부 대비 외부로의 악취 누출 비율(Ratio)은 최대 약 15%까지 상승하였다. 이는 맨홀의 개구부나 틈새를 통한 악취 확산이 실제 주민이 체감하는 불쾌감의 주요 원인임을 의미한다. Zuo et al. (2019)는 20여개의 맨홀을 대상으로 황화수소 농도를 모니터링했다. 조사 결과 하류에서 황화수소의 농도가 증가하였고, 맨홀을 통해 황화수소가 확산함을 보고하였다. 특히, 강우 후 수위와 유속이 증가하여 황화수소의 농도가 급감함을 보였다. 이에 비추어 볼 때 하수관로 내 악취는 외부 요인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맨홀 내부의 복합악취농도와 외부의 복합악취농도의 비율은 시간이나 공간에 상관없이 비교적 일정한 누출율(12.76±2.10%)을 나타내었다. 즉, 하수관로 내부 악취의 약 13% 수준의 악취가 맨홀 주변에서 검출되는 것을 의미한다. Table 2에서 가장 강한 복합악취 농도는 1,442배였다. 해당 악취가 맨홀을 통해 주변으로 확산된다고 가정하면, 맨홀 주변에는 188배의 악취가 검출될 수 있다. 부지경계선에서 악취의 농도를 20배 이하로 규정하고 있는 악취방지법의 취지에 비추어볼 때 복합악취 188배는 민원을 야기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된다. 또한, 160배 수준의 악취가 하수관로에 존재한다고 가정하면, 이 악취는 20배 수준의 악취를 맨홀 상부에 형성할 수 있다. Table 2에서 맨홀이나 우수받이의 대부분에서 160배 이상의 복합악취 농도를 나타내었으므로, 민원을 야기할 수 있는 수준의 악취가 존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하수관로는 악취 형성 및 외부 확산에 유리한 조건을 지녀, 주민 불쾌감과 민원 발생 가능성이 높다.
본 연구 결과는 하수관로 하류 구간의 악취 제어가 도시 악취 민원 저감의 핵심임을 시사한다. 단순히 맨홀 내부 농도를 낮추는 것뿐 아니라, 외부로의 확산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탈취설비의 적용이나 환기장치 도입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하수관로 내부의 주기적 청소와 유지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시간대별 악취 발생 패턴을 고려할 경우, 악취 제어 시스템은 하류 맨홀을 중심으로 아침·저녁 시간대에 강화 운전되도록 설계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3.3 하수도 악취 관리 기준 검토 및 시사점
하수관로 악취 관리 지침(ME, 2020b)에 따르면 하수관로 내 황화수소 농도가 10 ppm 이상이면 가장 낮은 등급인 5등급을 판정한다. 외부 유출율을 고려하면 맨홀을 통해 배출되는 황화수소의 농도가 1.3 ppm으로 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Nagata and Takeuchi (2003) 에 의하면 황화수소 1.3 ppm은 아래 식을 통해 복합악 취농도로 환산할 수 있다.
여기서 Y는 취기강도이고, X는 황화수소의 농도(ppm) 이다. 10 ppm의 황화수소를 취기강도로 환산하면 5.09 수준이다. 취기강도는 Table 3에 정리한 것과 같이 1~5 수준으로 분류하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강렬한 악취를 의미한다. 따라서 황화수소 10 ppm은 매우 강렬한 취기(Extremely strong)를 띈다. 이 악취가 맨홀 외부로 확산된다면, 약 1.3 ppm 수준의 악취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는 4.2 수준의 악취강도로 강한 취기의 악취일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다른 악취물질이 함께 섞여 있다면 악취의 강도는 더 올라갈 수 있다. Table 4에서 1등급은 1 ppm 이하로써 맨홀 상부에는 취기강도 3정도의 악취가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악취가 나는 것을 쉽게 인식할 수 있는 수준(Easily perceivable)의 악취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현행 악취 배출기준의 설정은 불쾌하지 않은 수준에서 하수도 악취를 관리하는 수준으로 설정되어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악취는 하수관로 내부의 농도보다는 실제 사람이 느끼는 수준이 기준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고농도의 악취가 하수도 내부에 형성되어 있더라도 외부로 확산되지 않으면 불쾌감을 야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하수도 악취 기준은 실제 사람이 느끼는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설정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1등급의 악취로 관리되어 있는 하수도에서도 악취에 의한 불쾌감을 쉽게 느낄 수 있다. 물론 사람이 느끼는 악취를 정확하게 규정하기는 어렵다. 사람마다 악취를 느끼는 수준이 다르고, 기상조건이나 일별, 시간별 악취의 발산 정도가 매우 복잡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Brancher et al., 2020). 그렇지만 본 연구에서 규명한 바와 같이 하수관로 내부의 악취농도와 실제 느끼는 악취의 수준을 평가함으로써 보다 실질적인 악취 관리기준의 설정이 가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악취 기준은 매우 엄격한 수준을 설정하고 있어, 정책의 설정 시 악취관리 대책을 선제적으로 설정하는데 유리하다. 그러나 방지기술을 적용하여 그 효과를 가시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행 악취관리법에서는 악취규제대상을 ‘배출구’와 ‘부 지경계’로 구분하여 배출허용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배출구’는 동력장치를 이용하여 배기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하수관로나 맨홀 등은 그 배출구가 명확하지 않고, 다양하고, 넓게 분포되어 있으므로 악취관리법의 적용이 곤란하다. 그러므로 하수도 악취 정책의 실효성 평가나 방지설비를 설치 및 운용함에 따른 저감효과를 분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제도적 공백은 하수도 악취관리 기술의 효율성을 평가하는 데 있어 근본적인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하수도 악취의 실효성 있는 관리방안을 제정하기 위해서는 하수도 악취발생 특성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실제 사람이 느끼는 악취의 상관관계 규명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합류식 하수도의 악취 특성을 분석하기 위하여 맨홀, 우수받이, 암거에서 시료를 채취하여 악취의 발생 범위와 복합악취와의 특성을 분석하였다. 그리고, 맨홀 내부와 외부의 악취농도를 비교하여 하수도 악취의 외부 유출율을 검증하였다. 연구결과에서 하수도 내부에는 주로 황계열의 악취물질이 검출되었으며, 복합악취로는 최대 1,442배의 고농도 악취가 발생하였다. 그리고 하수도 악취는 맨홀을 통해 약 13% 수준의 악취가 발산함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악취 농도와 국내 하수도 악취 관리 농도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는 하수관로 악취가 불쾌하지 않은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하수도 악취의 적극적인 관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관리 기준이 실제 사람이 느끼는 악취와 연계성이 부족하고, 현행 기준의 적용도 불가능하였다. 따라서, 적극적인 후 속연구와 분석을 통해 실질적이고, 명확한 악취관리 기준의 설정이 필요하다.








